해외 산행/日本지역 산행 기록(상세)

일본 100명산, 시로우마다케(白馬岳) - 06년 8월16일~8월18일 산행

HL5FXP (玄心) 2006. 8. 19. 00:13

작년 10월22일 눈보라와 낙석으로 길을 잃고 2219m지점에서 정상등정을 포기했던 '시로우마다케'를

며칠 전 다시 다녀왔습니다.

 

산행일자 : 2006년 8월16일(수)~8월18일(금)

-,2006년도 제30차 산행

 

산행지 : 일본 북알프스 시로우마다케(白馬岳)/해발 2,932.5m

 

산행자 : HL5FXP 홀로

 

산행코스 :

사루쿠라산소(猿倉山莊) - 하쿠바지리(白馬尻) - 네기히라(葱平) - 죠우쇼우슈쿠샤(頂上宿舍)

- 하쿠바산소(白馬山莊) - 시로우마다케(白馬岳) - 산코쿠자카이(三國境) - 코렌게산(小蓮華山)

- 시로우마오오이케(白馬大池) - 노리구라타케(乘鞍岳) - 텐구바라(天狗原) - 쯔가이케시젠엔(栂池自然園)

 

산행거리 : 약 17km

 

첫째 날(8월16일/水)

 

인천공항에서 고마츠(小松)공항까지 - KE 775 (인천 1300 - 고마츠 1440)

 

작년 10월의 실패 이래 열 달을 별러왔던 시로우마다케 산행을 위한 첫날이다.

여행사에서 주관하는 단체산행에 참여하는 것이 아닌 혼자만의 산행이기에 당장 일본 고마츠(小松)공항에서부터

첫날의 숙소인 하쿠바(白馬) 동구리무라(団栗村)의 다테야마 산장(立山山莊)까지 가는 것 자체가 고난 이었다.

 

한국인(AJT여행사 http://www.ajtkorea.com/)이 경영하는 다테야마 산장 측에서는 처음 고마츠로 들어와도

픽업(Pick-up)이 가능하다고 했으나 출발을 1주일 정도 남긴 시점에서 다시 확인하니 토야마(富山)로 들어오려던

사람들이 나고야(名古屋)로 변경되었기 나고야로 오지 않으면 그날 픽업이 곤란하단다.

 

부랴부랴 항공편을 알아보니 나고야는 KAL만 취항하는데 그나마도 좌석이 딱 한 석 프레스티지(Prestige)로

남아 있다고, 그래 기 구입한 이코노미(Economy)항공권을 취소하고 프레스티지로 갈아타려니 대충 계산해도

19만원 정도가 추가 되어야 한다.

놀러(등산)가는 주제에 그것도 기껏 두 시간 남짓 탈 비행기에 프레스티지라니 한마디로 돼지발에 진주.

 

어쨌거나 다테야마 산장 측에서는 하쿠바 인근인 미나미오타리(南小谷)역 까지 오면 거기서 부터는 픽업을 해

줄 수 있다고.

 

고마츠공항에서 미나미오타리 까지(Bus 1번, 기차를 2번 갈아타고서야)

 

사전에 인터넷 검색 기능(※)을 이용해 알아보니 고마츠(空港)에서 미나미오타리(驛)까지는 거리는 약 210km

남짓인데 이것저것 바꿔 타고 기다리고 해야 하기에 최소 4시간30분에서 길게는 7시간 정도 잡아야 한다고 한다.

가장 빠른 방법은 일단 가나자와(金沢)까지 버스로 가서 거기서 기차로 바꿔 타고 이토이가와(糸魚川)에서 내려

다시 기차로 가는 것.

 

(※)인터넷을 이용한 일본 철도 검색기능 http://transit.yahoo.co.jp/

-,한번 들어가 보시기를, 생각보다 아주 유용합니다.

-,역명은 굳이 일본어(or 한자)를 쓸 필요 없이 로마자로 표기하면 됩니다.

예를 들면, 출발지 : komatsu 도착지 : minamiotari 이런 식으로

 

고마츠공항에서 일본 입국수속을 마치고 나와 보니 벌써 15시35분

공항건물을 빠져나와 공항을 등지고 좌측으로 약 10여 미터 걸어가니 가나자와 행 버스 정류장 팻말과 함께 무인

매표소가 보인다.

고마츠공항에서 가나자와 역까지 (슈퍼 특급)버스 요금은 1,100엔이고 소요시간은 40분.

가나자와 역은 우리나라 영등포역 같은 분위기였는데 여기서 다시 이토이가와로 해서 미나미오타리까지 가는 표를

사려니 내 일본어 독해력으로는 행선지가 사방팔방으로 복잡하게 적혀있는 무인매표소를 이용할 재간이 없다.

 

그렇지만 수년 전 큐슈레일 패스를 이용 해 큐슈를 철도로 배낭여행했던 ‘짬밥’이 있던 지라 가벼운 마음으로

미도리노마도구찌(綠色の窓)(※)를 찾아가 한방에 해결.

 

(※)미도리노마도구찌 - 일본의 철도여행 안내소 겸 매표소

일본의 거의 모든 역에는 미도리노마도구찌(綠色の窓)라는 창구가 있어 여기에서 지정석(좌석지정권)표를 발급

받기도 하고 여행안내를 받기도 함.

사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상당히 부러운 얘기인데 일본의 관광안내 창구는 어딜 가나 친절 그 자체.

가나자와에서 이토이가와까지 가는 철도는 도중 5역만 정차하는 특급(JR 하쿠다카)부터 17개 역을 정차하는 완행

(JR 北陸本線)까지 다양한데 완행을 타려면 16시20분까지는 가나자와에 도착 했어야 했기 방법이 없었고 남은 것은

당연 17시17분의 특급 하쿠다카 21호 뿐.

 

가나자와에서 이토이가와로 가다보면 진행방향 왼쪽으로 해안선을 따라 기차가 달리는데 그때 보이는 바다,

그건 바로 우리의 동해(東海)였다.

문제라면 현지 일본지도에 우리 동해 바다가 영축 없이 일본해로 적혀 있다는 것.

가나자와에서 특급열차로 1시간 반 남짓 달려 18시42분에 도착 한 이토이가와는 자그마한 어촌이었는데 미나미

오타리 행 기차는 20시 정각에 출발단다.

그래 1시간 이상 남은 시간이 아깝기도 하고 배도 고프고 해서 짐(60리터 등산 배낭을 집어넣은 대형 여행가방과

등산화를 담은 작은 가방)을 보관하고 돌아다니려고 코인 라커(Coin Locker)를 찾았더니 라면 박스 1개 정도 들어

만한 작은 놈들만 있지 대형 여행 가방이 들어간 만한 크기는 없다.

그래 그 놈의 짐들을 메고 끌고 하면서 주변 ‘콤비니’(convenience store - 24시간 편의점 - 일본 사람들은 이걸

콤비니라고 줄여서 부름)로 가서 물(생수) 한 병 사고 스토브용 부탄 가스(※)를 찾으니 부탄가스라는 말 자체를

알아듣는다. 세 번째 집에서는 할 수 없이 메모지에 영어로 써서 보여 주었더니 그나마 알아들었다고 라이타용

가스통을 들고 오는 걸 보고는 더 이상은 포기.

 

(※)참고로 비행기 화물로는 부탄가스를 갖고 탈 수 없게 돼 있어 일본 현지에서 구입 할 생각이었는데 나중에

다테야마 산장에서 구할 수 있었음.

본에서는 등산용 가스 스토브를 ‘곤로’라고 호칭하는데 연료는 부탄가스라 하지 않고 EPI Gas 라고 한다고 함

(한 통에 378엔)

 

저녁은 역 근처의 식당에서 해결 했는데 어촌답게 메뉴에 어정식(魚定食)이라는 게 보이 길래 혹시나 생선회

(사시미)인가 싶어 물어 보았더니 구운 생선과 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게 한 끼에 1,365엔(= 11,500원 정도),

생선회정식(刺身定食)은 그 보다도 많이 비싼 1,890엔(= 15,900원 수준)

명색이 생선회를 먹는데 술 한 잔 안 할 수가, 그렇다고 소주(일본燒酒)를 먹긴 그렇다 싶어 생맥주를 달랬더니

병맥주 밖에 없단다.

4홉들이 병맥주 한 병에 630엔. 결국, 저녁 한 끼에 2만원도 넘게 나갔다.

 

배도 채웠고 시간도 됐다 싶어 역으로 가니 미나미오타리로 가는 기차가 진작 에 와 있는데 달랑 한량으로

우리나라에서도 70년대에나 볼 수 있었던 그런 낡은 것 이었지만 그래도 내부는 서늘하다 싶을 정도로 쿨러

(에어콘)가 훌륭하게 작동되고 있었고 승객은 나까지 모두 세 사람.

 

21시 정각, 기차는 이토이가와를 출발한지 정확히 1시간 만에 미나미오타리에 도착했고 역 광장에는 새카맣게

그을린 얼굴에 콧수염을 잔뜩 기른 구면(舊面)의 다테야마 산장지기 조대제 所長이 마중을 나와 있었다.

(첫날 이야기 끝)

 

둘째 날(8월17일/木)

다테야마 산장에서 산행 들머리인 사루쿠라산소(猿倉山莊)까지 택시로 이동

 

새벽 5시에 알람을 맞춰 놓았는데 주변의 소음에 눈을 떠 보니 새벽 4시가 조금 지난 시각이다.

전날 저녁 열시 가까이 되어서야 다테야마 산장에 도착 했던지라 씻고 짐 꾸리고 하다 보니 자정을 한참 넘겨서야

잠자리에 들 수 있었지만 낯선 잠자리이기에 민감했던 싶다.

가만 보니 소음은 어제 나고야로 들어왔다는 일본 북 알프스 최고봉 오쿠호다카다케(奧穗高岳)해발 3,190m 원정

(13명)이 내고 있었는데 이들은 늦어도 5시30분에는 산장을 출발해야 했기 이른 시각부터 그리들 부산을 떨고

있었다.

 

내가 간 8월17일 다테야마 산장에는 한국인이 3명(조대제所長, 그의 여자 친구/둘은 내년 3월에 결혼식을 올릴 예정,
그리고 전형적인 ‘산꾼’ 내음을
풍기는 송氏 성을 갖은 중년의 남자)있었는데 장거리 운전(※)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조 소장 뿐 이란다.

 

(※)일본에서의 운전

알다시피 일본은 우리와는 반대로 우측통행을 하는 지라 한국식으로 운전 했다가는 직진도로는 혹 몰라도 좌/우

회전시에는 도대체가 헷갈려 그대로 들이박기 딱 이다.

좀 더 얘기를 들어보니 조 소장의 여자친구는 하쿠바 시내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 장 보러 갈 정도는 되지만 차량

2대가 간신히 교행 할 수 있는 산길도로는 아직 무리이고 송氏는 일본에 온지 얼마 안 돼 운전에 대한 내공(內功)이

아직은 바닥인지라 조 소장이 호쿠호다케 팀을 태우고 가미고지(上高地)로 가면 나는 다테야마 산장에서 이번

산행의 들머리인 사루쿠라(猿倉)까지 알아서 택시를 타야한다는 결론.

 

(6시05분에 다테야마 산장을 출발 한 택시가 사루쿠라에 도착한 시각은 6시20분, 요금은 3,430엔)

 

사루쿠라에서 대설계(大雪溪)입구까지

 

06시36분 사루쿠라 산소

드디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었다.

사루쿠라산소의 해발고도가 1,230m 이니 해발 2932.2m의 시로우마다케 정상까지는 표고 차 1,702m를 극복

하여야 한다.

출발 전 일본 쇼몬샤(昭文社)라는 곳에서 제작한 시로우마다케 등산지도의 산행 예상시간(※)을 보니 5시간45분

걸린다고 되어 있다.

 

(※)예상시간

쇼몬사의 등산지도는 1:50,000 축척으로 등산코스와 코스 별 예상시간을 자세하게 표기 해 놓았는데

특히 “코스별 타임에 대해서” 라는 항목을 읽어 보니 그 기준은,

 

①40~50세의 등산경험자

②2~5명의 Party

③산장이나 대피소 이용을 전제로 한 장비

④여름 산(夏山)의 맑은 날씨를 가정하였노라고 되어있다.

 

사루쿠라산소에서 시로우마지리(白馬尻)까지는 비포장 임도로 등산로 정비가 잘 돼 있으나 대신 구불구불 하다.

그래도 작년 10월에 한번 왔던 곳이라고 그런대로 눈에 길이 익어서 인가 눈 녹은 물로 수량이 풍부한 좌우의

계곡경치에 신경을 덜 쓰게 되어 비교적 속도가 나는 느낌이다.

 

07시31분 시로우마지리

산행시작 55분, 드디어 대설계가 시작되는(雪溪 末端이라고 함)시로우마지리에 도착했다.

쇼몬사 지도의 예상시간 1시간 보다 5분 정도 빨랐으니 그런대로 표준을 지키는 셈이다.

 

이곳은 작년 10월말에 왔을 때는 “어서 오십시오, 대설계에” 라는 글자가 쓰여 있는 큼직한 바위 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 황량한 벌판(산장 건물을 겨울 철 적설(積雪)을 대비 전부 철거하여 건축자재로 포장 해 놓은 상태)이었건만

오늘 멀쩡한 건물로 보니 감회가 새롭다.

여기서 처음으로 배낭을 풀고 물도 한 모금 마시고 설계 말단을 배경으로 인물 사진도 한방 박았다.

 

07시56분 대설계(大雪溪) 시작

드디어 본격적인 눈밭이 코앞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Gas가 뿌옇게 끼어 대설계 끝 지점은 가름하기 어려웠지만 좌우 폭은 적어도 100m가 족히 되어 보인다.

한 여름 8월에 한 겨울 못지않은 진짜 대단한 눈밭을 만난 셈이다.

한편으로 생각보다 (일본인)등산객이 많았는데 이들 거의 대부분이 여기서 아이젠을 신고 스패츠를 차는 등

준비가 대단하다.

나는 작년 10월에 그렇게 혼이 나고도 아이젠은 생각도 안 했는데 어쨌든 별 수 있나 없는데 그냥 가야지.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래도 스틱을 2개 준비 해 왔고 내리막이 아닌 오르막 인지라 그렇게 부담은 갖지 않아도

되었다는 점.

 

대설계를 통과하면서 느닷없이 생각난 것이 비엔나커피였다.

뜨거운 커피에 차가운 휘핑크림을 얹어서 주는 비엔나커피는 온/냉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독특함이 있는데

이 대설계가 바로 그랬다.

얼굴은 Gas 때문에 축축한 느낌이자 약간 더운 바람이 느껴지는데 허리 아래는 쌓인 눈 때문인가 아주 차갑기

보다는 뭐라 할까 조금 쌀쌀, 아니 선선한 가을바람 같은 그런 공기의 흐름이 와 닿는 게 분명히 느껴진다. 

그럼 이건 비엔나산행 - ?

 

09시10분 네부카비라(葱平)

끝이 없을듯하던 눈밭이 드디어 끝났다. 지도상으로 보니 여기가 네부카비라 라 불리 우는 곳인가 본데 그렇다면

여기서 다시 소설계(小雪溪)가 시작되어야 하나 눈은 전혀 보이지 않고 대신 비교적 많이 가팔라 보이는 전형적인

일본 高山다운 너덜지대의 연속일 뿐 이다.

 

아마도, 날이 푸근해서 이미 다 녹아 버린 듯.

어쨌든 눈밭을 발에 힘주어 가며 1시간 이상 걸었기 너덜지대의 마른 돌멩이며 바위가 휴식 장소를 제공해 주는

듯싶어 반갑기 그지없다.

가만 보니 나 말고도 여기저기에 다른 산행객들 역시 여기서 아이젠을 풀고 휴식을 취하는 게 보인다. 새벽에

아침을 먹어서인가 아니면 벌써 3시간째 용 써서인가 시장기가 느껴지기에 나도 다테야마 산장에서 비상식으로

제공해 준 바나나와 삼각볶음밥을 하나 해치웠다.

 

자, 충분히 쉬었으니 다시 가야지.

참고로 여기 네부카비라에서 부터는 시로우마다케가 "살아있는 산" 이라는 소리를 듣는 걸 충분히 느끼게 하는

현상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건, 바로 낙석현상인데 계곡에 물 흐르는 소리와는 전혀 다른 갑자기 우르릉 하는 소리와 함께 좌우 산비탈

돌멩이가 한 무더기씩 굉음을 내며 무너져 내리는 모습이 바로 그것 이었다.

작년 10월에는 여기에 더해 눈보라까지 만났으니.... ^^

 

계속 쓰기에 앞서 시로우마다케(白馬岳)라는 산 이름의 유래 정리.

소분샤에서 발행된 지도책을 보니 “白馬岳の山名”이라는 대목이 있어 요약 소개합니다.

 

시로우마다케의 산중턱은, 봄에 눈이 녹기 시작하면 거무스레한 바위들이 말(馬)의 형태로 보여 질 때가 있어

이것을 보고 시로우마(代馬)라고 했지 눈(雪)으로 덮이어 하얀 말처럼 보인다는 시로우마(白馬)가 아닌데 세월이

흐르다 보니 읽기 좋고 보기 좋게 시로우마다케(代馬岳)가 시로우마(白馬)라는 글자로 변하였고 한편 이것을

하쿠바(ハクバ = 白馬)라고 부르는 것도 역시 시대의 흐름이다....뭐, 대충 이런 얘기.

 

(참고) - 일본어에 관심이 없었던 분들을 위해.

일본에서는 漢字를 읽을 때 음(音)과 훈(訓)으로 각기 필요에 따라 읽는데,

대신할 대(代)를 훈(訓)으로 읽으면 시로(しろ), 흰 백(白)을 음(音)으로 읽으면 하쿠(ハク), 훈(訓)으로 읽으면

시로(しろ)가 되며 말 마(馬)는 훈(訓)으로 읽으면 우마(うま)가 됩니다.

그래서 백마(白馬)라고 한자로 써 놓고 마을 지명 같은 경우는‘하쿠바’,

예를 들어 백마역(白馬驛 - 하쿠바에끼), 백마촌(白馬村 - 하쿠바무라)이런 식이고 산속에 있는 지명은 주로

시로우마로 읽어 시로우마다케 산중에 있는 큰 연못 백마대지(白馬大池)는 시로우마오오이케 라고 읽습니다.

이렇게 상황에 따라 音과 訓으로 읽는 것은 일본사람들도 헷갈려하는지라 가끔 보면 한자로 써 있는 명함(名銜)의

이름 옆에 발음을 위한 히라가나(일본식 알파벳)를 병기(竝記)해 놓은 것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10시49분 대피소, 오하나바다케(ぉ花畑)-꽃밭지대 및 미즈야(水揚)-샘터

지도상으로 소설계(小雪溪)가 시작되는 네기히라(葱平)의 너덜지대부터는 계속 경사가 급하게 이어지는데

그래서인가 눈 녹은 물들이 급경사를 따라 산 중 곳곳에 유량(流量)이 제법 되는 크고 작은 개울을 만들어 놓고

있었고 너덜지대답게 발밑이 워낙 푸석대는지라 아차하면 빠질 수도 있을 그런 정도였다.

경우에 따라서는 개울이 제법커서 널빤지를 이용 해 만들어 놓은 다리를 건너야 하는 곳도 있을 정도.

 

그렇게 계속 1시간 이상을 오르다 보니 저 아래에서 삼각볶음밥 먹으며 마셨던 물이 좀 많았나 자연이 부르는

느낌이 계속 온다.

숲이 우거진 우리나라 산 같으면 아니 굳이 숲이 아니더라도 우리네 산은 적당하니 은폐와 엄폐가 가능한 곳이

곳곳인지라 남정네(♂)들은 별 부담이 없곤 했는데 일본의 高山은 아니 일본이 아니라도 본디 高山地帶가 다

그런지 모르겠지만 주변이 온통 황폐한지라 도대체 어디 적당한 곳(?)이 없다.

 

딱 1년 전인 05년 8월 역시 일본 북 알프스 자락인 오꾸호다카다케(奧穗高岳)를 갔을 때도 화장실 때문에 고생을

하다 결국 가까운 산장에 도착해서 1회 이용에 100엔을 지불해야 했는데 여기도 그런 점은 마찬가지.

몸이 무거우니 진도도 영 안 나간다 싶은데 드디어 산장 같은 건물이 하나 보이고 주변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배낭을 풀고 숨 고르기를 하는 모습이 보인다.

옳지 저기가 산장인가 보다 싶었는데 가만 보니 시간상이나 지도상으로, 그리고 지형 상으로도 죠우쇼우슈쿠샤

(頂上宿舍)가 아니다. 저기가 만일 정상숙사 산장이면 정상까지 기껏 30분 거리라는 이야기이기에.

 

어쨌든 부지런히 올라가 보니 그곳은 산장은 산장인데 문짝에 붙은 안내문을 보니 일종의 비상대피소(待避所)였고

지도로 확인 해 보니 오하나바다케(ぉ花畑) - 꽃밭지대 -라 불리 우는 곳 같았다.

한편, 산장 건물은 안으로 들어갈 수도 들어갈 일도 없었지만 급한 용무를 위해서는 그래도 절호의 기회였다.

다시 말해 번듯한 건물이 있었기 요령껏 그걸 이용해서 해결 할 밖에.

 

그래저래 해우(解憂)를 하고나니 주변 풍경이 그런대로 모처럼 새록새록 해 보인다.

적당하니 앉을 만한 바위도 있고 한편으로 눈 녹은 물이 졸졸 흐르는 개울도 있고 그런데 대피소 인근의 개울이어서

일까 경고문이 보이기를 이 물은 먹을 수 없으니 필요할 경우 여기 대피소에서 정상 쪽으로 15분 정도 더 가면

미즈야(水揚) - 샘터 가 있다. 거기서 구하라고 되어있다.

 

평소 땀을 많이 흘리는 나인지라 혹시나 싶어 아예 다테야마 산장에서부터 1리터짜리 날진 병 2개에 가득 눌러

담아 온데다 8월 한 여름의 산이라도 역시 고산답게 날씨가 우리나라 가을 같았던 덕에 수통은 아직도 상당한

여유가....

 

※일본인 HAM JE1PAH - Mr. Fukuhara 와의 만남

대피소를 지나 정상 쪽으로 한 10여분 걷다가 중년의 일본인 하나와 우연히 눈을 마주치게 되었다.

우리나라 산에서도 그렇지만 눈 마주친 이상 인사 정도는 나눠야,

그래 자연스레 '곤니찌와’ - Good Afternoon 했더니 저쪽 역시 ‘곤니찌와’ 하면서 한마디 덧붙이기를 ‘날씨가

참 좋죠?’ 한다.

그래 별 생각 없이 한두 마디 더 대꾸하다 보니 뭐 눈에 뭐만 보인다고 이 아저씨 배낭끈에 HAM용 휴대 무전기가

매달려 있는 게 보인다.

그래 단도직입적으로 혹시, 당신 HAM 하십니까? 물었더니 역시 그는 JE1PAH 라는 호출부호를 갖고 있는 HAM

이었다.  그래 인사 나누기를 나는 한국에서 온 HL5FXP이고 일본의 호출부호는 JO3GBQ 이다.

어이, 반갑다.

이 때 부터 이 친구(?) - 겉보기는 나 보다 한참 더 늙어보였지만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어 보니 대충 내 또래

정도로 짐작 - 와는 숙소인 하쿠바 산장의 하룻밤 룸메이트부터 하산 시까지 같이 행동 하게 됨.

(이 일본 HAM에 대한 얘기는 다시 쓸 기회가)

 

12시29분 드디어 하쿠바 산장 도착

오늘의 산행 들머리였던 사루쿠라 산장에서 06시36분에 떠났으니 거의 6시간 만에 정상에 도착한 셈이다.

아니 보다 정확하게 따지면 시로우마다케 정상은 여기 하쿠바 산장에서 다시 15분 정도 더 올라가야 하는데

어차피 여기서 1박을 할 예정인지라 숙소부터 배정 받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일본산이 좋다한들 우리 금강산에

비할 바 아닐지라 우선 때 맞게 점심식사부터.

 

하쿠바 산장에서 숙소를 배정받기 위해서는 일반 호텔 프론트에서 간단하게 인적사항 기입하듯이 몇 가지 써야

하는 것이 있었다.

우선, 개인의 기본인적사항이야 당연 한 거고 그밖에 출발지가 어디였는지(나중에 알고 보니 입산할 때도 혹시라도

조난을 대비, 들머리인 사루쿠라 산장에서 입산 신고를 하는 게 원칙 이었던 듯)그리고 어느 코스로 하산 할 것이며

식사는 어떻게 해결하고 내일 도시락이 필요한지....등등.

 

처음에 나는 하산 코스를 일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는 시로우마야리온센(白馬鑓溫泉)으로 해서

사루쿠라로 원점 회귀하려고 했으나 같이 동행하게 된 일본 HAM 친구가 그 길은 암릉(岩陵)이 많고 아직 얼어 있는

곳이 많아 위험(?)하고 시간도 많이 걸리니 쯔가이케(栂池) 방면으로 가는 게 좋다고 계속 꼬신다.

꼬심이 문제가 아니라 얼어붙어 있는 길이 있다는 소리에 아이젠도 없이 온 내가 하는 생각에 하산 코스는 쯔가이케,

식사는 오늘 저녁과 내일 아침, 도시락은 불필요. 방은 8인 방(최고 1,500명을 수용하는 대형 산장인지라 특별한 일

아닌 이상 여유가 있어 실제로는 4명이 1실을 쓰는 게 일반적 이라고)이라고 하니 8,900엔(= 약 75,000원) 을 내

놓으란다.

돈을 주고 나니 영수증과 함께 시로우마다케 등정기념 페넌트(거의 수건만 함)를 하나 내준다.

 

12시58분 더치페이와 점심식사

하쿠바 산장 접수처(일본식 한자 표기로는 受付)에서 그렇게 접수를 마치고 배정받은 방으로 가 보니 우리나라

같으면 한 겨울에나 이용할 듯싶은 솜이불이 방벽을 따라 2단으로 포개져 잔뜩 쌓여져 있고 그런 방 한 구석에는

우리(본인과 ‘후쿠하라’)보다 먼저 도착한 사람의 것으로 보이는 배낭과 신발(등산화)을 담은 비닐봉지(※)가

하나 놓여 있었다.

 

(※)비닐봉지 - 신발주머니

객실 내부는 맨발로, 산장 주변은 슬리퍼로 갈아 신고 다닐 수 있게 해 놓았기 등산화는 비닐봉지에 넣어 자기

숙소 방의 선반에 보관하게 돼 있었음.

 

우리도 배낭을 풀고 간단하게 세면을 한 후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나는 다테야마 산장에서 비상식으로 제공

받은 삼각 주먹밥보다 한국서 준비 해온 라면을 끓일 요량으로 부지런히 등산용 스토브와 가스통을 연결하고

있는데 ‘후쿠하라’가 맥주 한잔 하겠냐고 물어온다.

아무리 날씨가 가을처럼 선선했고 물도 계속 먹었다지만 명색이 60리터짜리 배낭을 짊어지고 6시간을 걸었는데

아무렴 맥주 생각이 안 날까.

그래 별 생각 없이 물론이지 해 놓고 스토브에 불붙이고 보니 아, 이 인간 진짜 못 됐다.

바로 옆의 자판기 (밴딩 머신)에서 달랑 지 먹을 맥주 1캔만을 뽑아 왔더라는 얘기 다.

 

그런데 생각 해 보면 욕할게 없는 것이 그게 바로 일본과 한국의 문화차이였다.

한국 같았으면 산행 중 우연히 만난 외국인, 그것도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거기에 더해 미우나 고우나 하룻밤

룸메이트 하기로 한 사람이었다면 맥주를 사도 열 번은 샀을 듯. 그러고 보니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일본인의

소위 다테마에(建前)와 혼네(本音) - 겉과 속마음이 다름 - 이자 끝 단위 1전까지 밥값 계산을 나눈다는 철저한

‘더치페이’ 였다.

 

어쨌거나 후쿠하라는 준비해 온 샌드위치를 맥주와 같이 먹고 마시고, 나는 나대로 물 끓는 동안에 맥주 한 캔을,

웃기는 것은 그런 상황에서도 맥주 캔을 부딪치며 그와 건배를 해야 했다는 것(참고로 하쿠바 산장에서 맥주 1캔은

800엔 = 우리 돈으로 약 6,700원)  

이 글을 읽는 분들이여 ‘열무김치’(※)를 곁들여 3,000미터 가까이 되는 산에서 辛라면을 먹는 맛이 상상이 가시는지,

라면 국물에는 햇반을 말고....

 

(※)사진에서 보시면 알겠지만 기압이 낮은 高山지대인지라 열무김치 - 레토르트식품(Retort Food) - 의

포장백이 터질듯이 팽팽하게 부풀어 오른 것을 볼 수 있음. 그 옆의 봉지 커피 역시 마찬가지로 팽팽하게

부풀어 있고 사진에는 없는데 초코파이도 예외 없이 야구공처럼 동글하게 변해 있었음.

 

14시13분 시로우마다케(白馬岳)정상 - 해발 2932.2m

저는 저대로 나는 나대로 나름대로의 점심을 하고(그래도 커피는 내가 준비해서 대접했음)

 

이런 얘기, 저런 얘기 하다 보니 내 스토브와 코펠이 한국산이냐고 묻는다.

물론이다 그랬더니 한국제품도 좋단다. 아니 이 인간이 그럼 한국에서 스토브 하나 못 만들까 이럴 라다 내가

반문을 했다.

지금 전 세계의 선박 건조량, 다시 말해 조선소의 제작능력 1위에서 8위까지가 한국인걸 아느냐, 그것도 부가가치가

높은 LNG 운반선 시장의 80%를 한국에서 점 한다는 사실을 (맥주 한 캔 때문에 애국자 나왔다. ^^)

 

이제 점심도 먹었고 그냥 푹 쉴까 했더니 갑자기 일본 친구가 밖에 날씨가 좋아졌으니

- 밖은 그간 계속 gas가 차 있었음 - 정상을 다녀오잖다.

쯔가이케(侮池)방면으로 하산하려면 어차피 내일 정상을 경유해서 가야 하기에 별 생각이 없었는데 그러고 보니

저녁식사 시간 17시30분 까지는 특별히 할 일이 없을 판이다.

그래 털레털레 따라 나섰더니 정상은 혹시라도 추울 텐데 윈드쟈켓을 챙기는 게 좋지 않겠냐고 한다.

그 말을 듣고 보니 그건 새삼 고맙다.

정상으로 가는 길은 경사 약 20~40도 정도에 전형적인 너덜지대 이긴 했지만 배낭도 안 매었는데 다리가 왜 그리

천근만근인지.

지도에는 정상까지 하쿠바 산장에서 15분 정도 걸린다고 돼 있었고 실제로 빤히 보이는데도 영 거리가 좁혀지지를

않는다.

그런데 일본친구는 잘도 올라간다 싶다. 결론은 나라고 뒤질쏘냐.

 

정상에는 우리 말고도 꽤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고 오늘 밤을 같이 보낼 네 번째의 사나이- 우리가 점심을 하는

중에 우리 방을 배정 받아 온 또 다른 일본인 - 도 보였는데 이 친구는 글쎄 등산화가 아닌 산장 슬리퍼를 신고

(끌고)거기까지 올라왔다. 당신 그래도 내려갈 때 괜찮겠냐하고

물었더니 문제없단다. 괴물 같은 인간이다. 이 친구는 나중에 보니 실내에서는 시종 일관 무릎 꿇은 자세로 앉아

있어서 나를 또 한 번 의아하게 만들었지만.

 

참고로, 시로우마다케 정상임을 알리는 표지는 크게 2가지.

주된 표지는 대지에 동그랗게 2단으로 된 돌 기단을 쌓고 다시 그 위에 둘레가 어른 한 아름 반 정도,

높이는 대략 어른 키 허리정도 되는 돌로 된 둥근 원주에 모자를 씌우듯 지름 약 1m에 두께 한자 정도 되는

역시 돌 원반을 올려놓은 것 이었고 - 뭔가 글자가 음각되어 있었던 것 같은데 벌써(?)마멸되었는지 알 수 없었음,

한편, 올려 진 원반은 절반으로 갈라져 있었는데 그 갈라진 틈에 무슨 이유인지 동전을 쑤셔 박아둔 것이 특이했음

- 다른 하나는 그 돌기둥에서 하쿠바 산장 쪽으로 약 4~5m 정도 떨어진 곳에 세워진 높이는 어른 키 좀 못되고

폭은 어른 손 한 뼘 정도 되 보이는 네모난 나무 기둥 이었는데 그 기둥 1면에 白馬岳頂上 二九三二.二m 라는

검정색 글씨가 노란색 바탕 위에 세로쓰기로 돼 있었음.

 

16시49분 도야마(富山)의 일본인 HAM, JH9NMT하고 한국어 교신

정상에서 약 30여 분간 시간을 보내고 내려왔어도 저녁 식사까지는 아직 한참.

한 방에 남자 4명이 무료하니 앉아 있는 판에 오늘 낮부터 동행했던 ‘후쿠하라’가 느닷없이 휴대용 무전기를 꺼내

들더니 교신을 시도한다.

 

명색이 나도 HAM이니 열심히 듣고 있는데 불특정 다수를 호출하는 CQ를 몇 번 내는 가 싶더니 드디어 JH9NMT

구보키((Kuboki)라는 친구와 컨택(Contact)이 이루어졌다.

가만 들어보니 JH9NMT 구보키는 지금 도야마(富山)시내를 자동차로 이동 중(Mobile Station)인데 여기 시로우마

다케의 신호가 아주 깨끗하고 강력하게(HAM들 용어로 59+)들어 온단다.

이쪽에서 듣는 도야마 시내의 모빌 신호도 역시 59+

 

나 역시 혹시라도 이런 날을 대비해서 일본에서 합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HAM면허(일본 체신당국의 라이센스)를

3년 전 부터 확보 해 놓았기 JO3GBQ/Φ(※)라는 호출부호로 구보키와 후쿠하라의 교신이 어느 정도 진행 되었을 때

양해를 구하고 내가 무전기를 이어 받았다.

 

구보키(JH9NMT)한테 일단은 JO3GBQ/Φ 라는 호출부호를 댄 후 나는 한국인이며 여기 시로우마다케에 등산 차

왔고 한국에서의 호출부호는 HL5FXP이다 라고 한 후 마이크를 넘겼더니 느닷없이 구보키가 유창한 한국어로

응답을 해 온다. 구보키의 한국어 능력(발음)은 일본 사람이 한국말 더듬으며 말하는 “그랬스무니까” 수준이 아니라

상당히 완벽했다.

그 덕분에 이틀 동안 잠겨있던 한국말을 모처럼 실컷 할 수 있었는데 그 바람에 놀란 것은 나만이 아니라 후쿠하라를

비롯한 우리 방에 같이 있었던 다른 남자 둘.

한국에서 일본어를 공부하는 사람이 상당수 있는 만큼 일본도 이제는 한국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점차 늘어간다는

얘기이다. 어쨌거나 구보키한테 너 어디서 그렇게 한국어 배웠냐하고 물었더니 이 친구도 한국 사람하고 HAM 교신

하면서 배웠단다.  내 어깨 넘어 일본어 하고 방법이 같다.

 

(※)JO3GBQ/Φ

내 일본 호출부호는 일본 오사카(大阪)에 있는 긴키종합통신국(近畿綜合通信局)

- 우리나라로 따지면 경기지방체신청 -에서 받았기 호출부호 중의 아라비아 숫자를 일본의 지역번호 3으로

갖고 있는데 교신 당시 이동 지역인(등산 중인)시로우마다케(白馬岳)의 행정구역은 나가노(長野)이기에

나가노 지역의 지역번호 Φ(= Zero)을 붙여서 나가야 했음.

이 점은 후쿠하라도 마찬가지라 그 역시 동경지역의 호출부호 JE1PAH를 갖고 있었기 구보키와 교신 시에는

JE1PAH/Φ 라고 했음.

 

17시30분 산장에서의 저녁식사

저녁 식사 때 보니 1,500여명을 수용한다는 산장답게 사람이 북적이는데 적어도 100여명은 족히 되 보였다.

식사는 식당에 입장하는 순서대로 좌석을 배정 해 주는데 배식용 식판에 왜 된장국과 반찬(생선 반 토막,

김 대여섯 장, 우매보시-일본식 매실 장아찌 1개, 그리고 뭔지 잘 구별이 안가는 나물 같은 것 두어 종류/그런대로

먹을 만함)을 받아서 배정 받은 식탁에 가면 공동 밥통이 있어 거기서 각자 자기가 먹을 만치 밥을 푸고, 한편으로

더운 물(일본 오차)을 담은 물통이 식탁마다 역시 하나씩 있어 거기서 각자 알아서 물을 따라 마시게 되어있다.

 

참고로, 처음 방 배정 받을 때 접수처에서 저녁식권을 배정 받지 않은 사람은 물론 식사가 불가하기에 공동 취사실

에서 직접 밥을 해 먹던가 아니면 준비해 온 도시락으로 해결해야 함.

그리고 사전 예약자에 한 해 아침/저녁을 배식하는 식당과는 별개로 낮에는 산장에 있는 카페테리아(등산용품과

기념품을 파는 매점 겸 맥주와 우동 같은 간단한 식사를 파는 곳)에서 간단하게 요기 가능.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 일본산장의 화장실 예절

-,화장실 사용 시 슬리퍼를 사용하고 나서는 항상 슬리퍼의 방향이 밖에서 화장실로 들어가는 사람이 신기

편하도록 방향을 맞춰 놓아야 함.

-,이렇게 방향을 맞추기 위해 화장실에서 나올 때는 우리나라 사극(史劇)에서 임금한테 왔던 신하나 궁녀들이

뒷걸음치듯 방향을 바꿔 궁둥이부터 나오는 게 일반적. 

 

(둘째 날 끝/사흘 째 계속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