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영화 에베레스트

HL5FXP (玄心) 2015. 9. 24. 13:45

 

 

 

오늘(9월24일) 전국적으로 개봉

 

[영화] http://me2.do/GzHdyj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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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 영화를 보고 왔는데 때 마침 아래와 같은 신문기사(9/27字)가 보이기에 여기 전재합니다.

 

 

 

 손가락 9개 없는 日 산악인, 에베레스트 6번째 도전 실패

 

 

                                     일본 산악인 구리키 노부카즈(栗城史多, 좌측)가 지난 8월 23일

                                   네팔 관광장관으로부터 올 가을 에베레스트 등정 허가증을 받았다.

 

 

지난 4월 네팔 대지진 이후 처음으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 등정에 도전했던 일본 산악인

구리키 노부카즈(栗城史多)가 27일 등정을 포기하고 하산을 결정했다고 자신의 블로그에서 밝혔다.

AFP통신과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단독 무산소 등정을 목표로 했던 구리키는 "최선을 다했지만 러셀

(눈 헤쳐 나아가기)에 오랜 시간이 걸려 이대로 가면 살아 돌아올 수 없다고 판단해 하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은 구리키에게 5번째 에베레스트 도전이었다. 그는 2012년 4번째 도전에서 강풍 때문에 등정을

포기했다. 하산길에 양손, 양발, 코가 심한 동상에 걸려 손가락 9개를 잃었다.

재활과 훈련을 계속해 지난해에는 세계 12위 고봉 브로드피크 단독 무산소 등정에 성공했다.

한편 네팔 대지진으로 에베레스트 산 베이스캠프에서는 18명의 산악인들이 사망했다.

이로 인해 2년 연속으로 봄 시즌에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이가 없게 됐다.

2014년에는 눈사태로 네팔인 셰르파 16명이 사망하면서 입산이 금지됐다.

 

[출처] 2015.9.27.  htt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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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記者의 영화 리뷰

  

[터치스크린] 등반사고에 대한 다른 기억들

 

영화제목 에베레스트

원제 Everest

제작연도 2015

감독 발타자르 코루마쿠르

출연 제이슨 클락_롭 홀, 제이크 질헨할_스캇 피셔

등급 12세 관람가

상영시간 121

개봉 2015925

 

어쩌다 보니 두 번 봤다. 추석연휴 가족·친지들과 함께였다. 영화 <에베레스트>.

가족은 내 영화 평가를 믿지 않는다. 정확히 반대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필자 같은 사람들’(=언론에 나오는 영화평들)재미있다고 한 영화는 따분하거나 졸리는 영화이고,

재미없다고 한 영화는 재미있더라는 이야기다.

그래서일까. 영화 시작 전, 큰형네 가족은 이 영화에 대해 내가 어떤 의견인지 궁금해 했다.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배반하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영화는 시작부터 이건 실화라고 자막으로 전제하면서 시작한다. 참사를 다룬 영화다.

1996510, 롭 홀의 상업 에베레스트 원정대 어드벤처 컨설턴츠와 스콧 피셔의 마운틴 매드니스 대원으로

참여한 사람들이 겪은 엇갈린 운명을 다룬 영화다.

그날과 이튿날, 9명이 죽었다. 같은 사건을 다룬 논픽션도 있다.

영화에도 나오지만, 잡지 <아웃사이드>의 기고자로 롭 홀의 상업원정대에 참여한 존 크라카우어의 책

<희박한 공기 속으로(Into Thin Air)>.

  

 

<에베레스트> 영화에 대한 신문평에서 상업원정대에 대한 비판을 비켜간 것 같다고 지적하는데,

아마도 영화를 만들며 많이 의존한 것으로 보이는 존 크라카우어의 책에 대한 시중의 평가에 기반한 지적인 것 같다.

물론 2시간 남짓의 상영시간에서 그곳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다루는 것은 불가능하다.

 

책에는 사실상 사기에 가까운 남아공 원정대나 끝까지 민폐만 끼친 대만 원정대의 행태가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영화에서는 베이스캠프에서 등반 날짜를 둘러싼 언쟁이나 롭 홀의 시각에서 크램폰(우리에겐 아이젠이라는

단어로 익숙한)조차 착용하는 방법을 몰랐던대만인들의 모습 등으로 살짝 노출되어 있을 뿐이다.

 

영화를 두 번째 보면서 유심히 확인하려고 했던 것은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롭 홀과 더그가 나눴던 이야기,

행동에 대한 증언이 어떻게 남을 수 있었는가의 문제였다.

스포일러라서 자세히 언급하기는 그렇지만, 어디까지가 사실사이의 빈 공간을 채우는 픽션인지를 영화가

처리하는 방식에 대한 관심이었다.

 

크라카우어의 책을 같이 보면 영화가 생략하고 넘어간 많은 부분을 보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영화에는 자세히 묘사되지 않았지만 롭 홀의 아내 잰 역시 등산가이자 히말라야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의사였다.

그녀가 사라를 임신하지 않았다면 어드벤처 컨설팅의 전속 의사 메킨지 대신 팀에 참여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위성전화로 연결된 자신의 남편에게 침착하게 주사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참사에 대한 회고는 그 일만 없었더라면이라는 후회 지점을 되짚게 된다.

영화만 봤을 때 롭 홀이 오후 2시라는 하산 가이드라인을 스스로 설정하고도 등반을 응원한 동네 아이들의 기대

저버릴 수 없었던 우편배달부 더그의 정상 정복을 돕는 시점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책을 보면 그것뿐이 아니다. 영화 라쇼몽의 알레고리는 현실로 존재한다.

사건에 대한 기억은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그저 우리가 깨달을 수 있는 건 인간이란 냉엄한 자연의 질서 앞에 한없이 작을 수밖에 없는 나약한 존재라는 것이다.

 

큰 형네 가족은 이 영화가 재미있었을까.

문득 고개를 돌려 옆 좌석 상황을 보니 조카들은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명절연휴랍시고, 밤늦게까지 논 후유증일지도 모르겠다<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출처] 주간경향 2015.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