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불암산 학도암(佛巖山 鶴到庵)

HL5FXP (玄心) 2007. 5. 21. 23:16

요리에도 음식 한 가지만 나오는 일품요리가 있고, 여러 가지 음식이 시차를 두고 나오는 코스요리가 있다.
등산도 그렇다.


하나의 산만 집중해서 오르는 ‘일품등산’이 있는가 하면, 여러 개의 산을 연달아서 오르는 ‘코스등산’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코스등산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서울이다.
‘불수사도북’ 코스가 바로 그것이다. 

 

불암산에서 시작하여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을 하루에 연달아서 등산하는 코스이다. 
불암산 학도암→불암산 정상→덕릉고개→수락산 정상→홈통바위→회룡역→사패능선→사패산→포대능선

→자운봉→우이암→도선사→백운대→위문→대동문→대남문→불광동 매표소까지이다.

총 거리는 약 40km. 아주 산을 잘 타는 전문가는 15시간에서 20시간 정도 걸린다.
하체가 약한 사람은 1박2일 거리이다.

 

‘불수사도북’의 첫 시작 지점이 불암산(佛巖山) 학도암(鶴到庵)이다.

불암산은 바위 산봉우리가 ‘모자를 쓴 부처님의 형상과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멀리서 바라보면 뾰쪽한 붓 모양처럼 보인다.
그래서 ‘필암산(筆巖山)’이라고도 불렀다.

불교도가 보면 불암산 이고, 문장을 좋아했던 유학자가 보면 필암산 이다.

 

산 전체가 아주 단단한 화강암이다.
바위가 물렁하면 기운도 따라서 물렁하고, 단단하면 기운도 강하다.


불암산의 단단한 바위 맥이 한 자락 뭉친 지점에 ‘학이 자주 날아들었던’ 학도암이 자리 잡고 있다.
학도암은 마애관음보살좌상(磨崖觀音菩薩坐像)이 유명하다.
폭 7m, 높이 13.40m이다. 거대한 화강암 바위에 새긴 관음보살상이다.


‘돋을새김’ 방식으로 조성하였다.
돋을새김 방식은 정으로 주변 부위의 돌을 일일이 파내야 하기 때문에 조성하기가 매우 힘들다.
음각에 비해 돈이 아주 많이 드는 방식이다.


조선조 말 학도암 에서 기도를 해서 효험을 보았던 명성황후가 후원을 해서 조성하였다고 전해진다.
학도암 관음보살상은 조선조에 조성된 마애불 중에서 최고의 걸작품이라고 평가받는다.

이 상을 새긴 조각가는 장선(莊膳)이며, 돌에 새긴 석수는 김홍중이다.
두 사람 모두 당대의 명장들이다.
석가탄신일에 ‘불수사도북’을 겸해서 구경해 볼 만한 마애불이다.

 

[출처] 조선일보, 2007.05.21/ 조용헌 칼럼 goat1356@hanmail.net

 

(참고)

2014년 9월13일 불암산 학도암 탐방기록은 여기 http://blog.daum.net/hl5fxp/18348933 클릭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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