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종선여등(從善如登), 종악여붕(從惡如崩)

HL5FXP (玄心) 2003. 8. 14. 20:58

종선여등(從善如登), 종악여붕(從惡如崩)

등산에 관해 先人들은 어떻게 생각하셨을까 궁금 해 했는데
마침 아래와 같은 글이 있기에 옮겨왔습니다.

(출처 : 조선일보 03년 8월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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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아침, 입에 문 얼음 한 조각] - 등산(登山) 

처음 위쪽을 오를 때는 한 걸음에서 다시 한 걸음 딛기가 어렵더니,
아래쪽으로 내려올 때는 그저 발만 드는 데도 몸이 절로 흘러 내려왔다.
어찌 선을 좇는 것은 산을 오르는 것과 같고,
악을 따름은 무너져 내림과 같은 것이 아니겠는가?

初登上面, 一步更難一步. 及趨下面, 徒自擧足, 而身自流下.
豈非從善如登, 從惡如崩者乎?

-조식(曺植, 1501-1572), 〈유두류록(遊頭流錄)〉

종선여등(從善如登), 종악여붕(從惡如崩)은 《국어(國語)》란 책에 처음 나온다.
산을 오를 때는 한 걸음 한 걸음 진땀을 흘린다.
오르기만 하니 근육이 뭉쳐 쥐가 난다. 조금만 가면 되겠지 싶은데,
좀체 고도는 올라가지 않는다. 내려올 때는 다르다.
올라올 때 그 힘들던 높이가 순식간에 휙휙 내려간다.
하나하나 쌓기는 어려워도 무너뜨리는 것은 한순간이다.
선행을 쌓아 덕망을 갖추기는 쉽지 않지만,
한순간의 실수는 평생 이룬 것을 한순간에 무너뜨린다.
산을 등반하면서도 그들은 이런 생각을 했다.

한 걸음 한 걸음 뗄 때마다 삶의 자리를 돌아보았다. 허투루 살지 않았다.

(정민·한양대 국문과 교수)

◆曺植

37세에 어머니의 권유로 과거에 응시했다가 낙방하자 평생 벼슬에 뜻을 두지 않기로 작심했다.
55세 때 명종이 벼슬을 주자 “자전(慈殿, 문정왕후)께서 생각이 깊다 하나 궁중의 한 과부요,
전하는 어린 나이로 선왕의 한 아들일 뿐이니, 천백 가지의 재앙을 어찌 다 감당하며 억만갈래
민심을 어찌하여 수습하렵니까?”
라는 칼 같은 사직소를 올려 윤원형 일파의 척신정치 폐단을 요구하는 등 평생 재야의 비판적
지식인으로 일관했다.

 
HL5FXP 2003/08/18

初登上面, 一步更難一步. 及趨下面, 徒自擧足, 而身自流下. 豈非從善如登, 從惡如崩者乎
(초등상면, 일보갱난일보. 급추하면, 도자거족, 이신자류하. 기비종선여등, 종악여붕자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