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행/충청지역

천태산(누교리-영국사 -미륵길-정상 -남고개길-옥새봉-누교리) 03년7월17일

HL5FXP (玄心) 2003. 7. 17. 22:56

산행일자 : 2003년 7월17일(목) - 제헌절
-,2003년도 제23차 산행(3월09일 이래 연속 20주차 산행)

산행지 : 충남 금산 천태산(天台山/해발 714.7m) 및 옥새봉(해발 추정 550m)

산행자 : HL5FXP 홀로  

산행 거리(및 소요 시간) : 8.7km / 산행시작 13시35분 - 산행종료 17시39분(4시간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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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색 장마철 인지라 주초에는 비가 좀 내리다 다시 이틀 간은 올동말동.
제헌절 휴일, 하늘이 좀 흐리기는 해도 비가 올 것 같지는 않다.
그야말로 산타기 좋은 날.

그래도 주중 휴일이니만치 다음 날을 위하여 큰 부담 없는 산을 하나 하자 싶어 지난번부터 계획한
충남 금산의

천태산을 골랐다.

구미에서 영동(천태산 정상은 충남 금산군이지만 들머리는 충북 영동)까지는 승용차로 1시간이 채 안 걸리는

거리이고 산 또한 해발고지가 700여 미터에 불과한지라 그야말로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올 수 있는 곳 이었다.

13시35분
-,충북 영동군 누교리 천태산 입구 주차장 도착
-,누가 봐도 잘 정비된 주차장이다 싶더니 아니나 달라 무려 2,300원을 주차료로 내 놓으란다.

13시39분
-,등산로 입구를 통과.
-,큼직한 천태산 등산로 안내판을 보니 천태산 등산로는 A, B, C, D 네 코스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A 코스로 올라

D 코스로 하산 하는 게 그 중 적합할 듯싶다.
-,한편으로 여기서 문화재 "영국사" 관람료로 또 한 차례 1,000원을 지불해야 했다.
(사찰 문화재 관람에 뜻이 없으니 내겠다, 못 내겠다 시비 해 봐야 그 간의 경험 으로 보아 의미가 없음을 알기에

순순히 지불할 밖에)

13시50분
-,영국사 방향으로 계곡을 따라 걷길 10여분 만에 용추폭포 라고 이름 붙은 폭포를 만났다.
-,산자락 입구에 영동군수가 천태산을 "영동의 설악" 이라고 자랑하는 비석이 하나 있더니만 우람한 바위를 타고

쏟아져 내려오는 폭포가 아닌 게 아니라 어디 크고 깊은 산에 온 것 같다.

13시56분
-,영국사 가는 길 쪽에 멀리서 보아도 한 눈에 범상치 않아 보이는 거대한 나무가 한 그루 보인다.
-,그 주인공은 수령 약 600여년 되었다는 은행나무 이었는데 나이(樹齡)에 걸맞게 천연기념물 제223호 라고 한다.
-,600여년이나 되었다고 하는데도 짙은 초록색 잎을 한 뜻 자랑하는 것으로 보아 아직도 청춘인 듯 싶은 게 앞으로도

한 오백년은 넉넉하겠다 싶다.

14시10분
-,영국사를 왼쪽으로 두고 크게 우회하여 그러저러한 산길을 좀 올랐다 싶었더니 천태산 산행지도를 넣어둔

철 궤짝이 하나 나타난다.
이것은 여기 천태산 등산로의 개척자 이자 지킴이라고 알려진 영동의 산악인 배상우 라는 분이 자비를 들여 준비 해

놓은 것 이란다.

14시20분
-,드디어 암봉 하나가 나타났다, 경사는 한 50여도, 높이는 약 20여 미터.
(*천태산은 겉으로 보아서는 모르겠더니 알고 보니 속살이 아주 단단하고 잘 발달된 근육질의 남자 같은 전형적인

바위 산 이었음)
-,그러나 다행히도 잘 준비 된 로프가 있어 별로 힘 들이지 않고 올라갈 수 있었다.
(**이 로프 역시 배상우 라는 분이 루트를 개척하면서 설치 해 놓은 것 이라고....)

14시30분
-,첫 번째 암봉을 거쳐 두 번째 암봉(이것 역시 경사 50여도에 높이는 약 20여 미터)도 역시 준비된 로프를 이용

쉽게 통과했는데 세 번째 암봉,

이건 제법이 큰 게 인수봉 한 자락을 베어다 놓은 듯싶다.
-,주변 안내판을 보니 경사는 70여도이고 높이는 75m 라 되 있는데 노약자는 이리 오르지 말고 우측의 안전 코스로

돌아가란다.  여기서 암벽을 타고 넘으면 정상까지 650m이고 안전 길로 돌면 750m란다.
-,그나저나 오후 두시반이면 시각이 늦어서 인가 산에 오르는 사람은 나 혼자 인지라 여기서 굴렀다간 알아 줄 사람이

없겠다 싶다. ^_^

15시06분
-,드디어 정상이다.
-,정상에는 표지석이 둘씩이나 서 있었는데 그 중 돌덩어리 표지 석은 충남 금산군 금산연합산악회 라는 곳에서

해 놓은 것 이란다.
(*표지 석을 한다면 돈 받아 챙기는 충북 영동군에서 하는 게 정상일 듯싶은데…….)
-,아울러 정상에는 보통 산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방명록이 노산 이은상의 산악 관련 詩가 써 있는 철물 궤짝 위에

놓여져 있었는데 기록을 보니

7월17일, 오늘도 약 10여명이 이미 다녀간 것으로 되있다. 보아하니 이 철물 궤짝과 방명록 역시 배상우 라는 분이

준비 해 놓은 듯싶은데 이 분은 아마 이 방명록을 보면서 자신의 삶에 보람을 느끼고 있지 않을까 싶다.
-,한편, 좀 흐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주변 조망을 살필 정도는 되는 날씨였기 모처럼 만에 산 정상에 오른 맛을 즐길 수

있었던 것도 큰 기쁨.

15시28분
-,늦은 점심을 하고 D 코스로 하산을 위해 올라오던 길로 한 5분 정도 내려가다 오늘 산행에서 처음으로 사람 구경을

할 수 있었다.
-,사십 줄 초반의 남자 하나와 여자 둘(남자는 산행 준비를 갖춘 모습인데 여자 둘은 어디서 뭐 하다 오셨는고 할 정도

로 여유 있는 복장들을 하고 있는 게 특이했는데 저 상태로 혹시 암봉을 올라왔으면 고생 좀 했겠다 싶었음)여하튼간

진작 만났으면 정상 표지석 앞에서 사진 좀 부탁하는 건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렇다고 사진 부탁 한다고 다시 쫒아

갈 수도 없고.

15시50분
-,하산 길 D 코스라는 안내판을 따라 계속 걷다보니 보도블록을 이용 해 H자를 표시 해 놓은 헬리포트가 보인다.
-,산행 안내도대로 잘 진행하고 있다는 증거.

15시55분
-,C 코스와 D 코스의 갈림 길에 도착.
-,안내판에 써 있기를 C 코스는 가파른 길이니 가능하면 주변 경관과 길 상태가 좋은 D 코스로 하산 길을 잡으라고

해 놓았다.

-,보아하니 C 코스로 내려가면 한 30 ~ 40분이면 하산이 완료될 것 같은 느낌인 데다 길마저 그러하다니 기왕

산 타는 것 해도 지려면 멀었는데 안내판에서 권 하는 대로 좀 둘러가더라도 D 코스를 타는 게 옳을 듯싶다.

16시27분
-,남고개라는 곳에 도착했다.
-,이정표를 보니 여기서 산 입구인 영국사 까지는 0.9km, 정상까지는 1.8km 라고 되 있다.
그럼 벌써 다 왔다는 소리인데 산행 거리가 짧음에 아쉬워 할 사람들을 위한 것인지 옥새봉 이라는 봉우리를 올랐다

내려가도 주차장 까지 50분이라는 내용의 또 다른 안내판이 이정표 옆에 자그마하게 서 있다.

16시34분
-,옥새봉 통문(*)통과 (*통문 : 본인이 임의로 붙인 이름 임)
-,남고개에서 옥새봉으로 오르는 길은 처음에는 그저 평범한 흙길인가 싶더니 여기도 슬슬 속살을 드러내는 게

역시 우람한 바위들이더니 결국에는 고인돌 모양 바위와 바위 사이로 사람하나 통과 할만 한 길(通門)이 나 있다.

16시57분
-,옥새봉 정상(휴대용 고도계로 확인 해 보니 해발 550m 라고 나온다/참고치)이라는 손바닥만 한 표지판이 붙어있는

곳에 도착.
-,옥새봉은 주변 조망은 그런대로 이지만 봉우리 정상은 한 마디로 볼 게 없는 그저 그런 암봉 이었다.

(나중에 확인 한 사항이지만 옥새봉은 고려 조 때 공민 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여기 천태산 지역으로 피난을

왔을 때 옥새(玉璽)를 숨겨놓은 곳 이라 해서 옥새봉 이라 한다고 함)

17시23분
-,바윗길(조망이 좋았음)과 흙길을 번갈아 내려오다 보니 정상에서 남고개를 거쳐 내려오면 만나게 되는 D 코스와의

갈림길에 도착.

17시28분
-,계곡 물 소리가 제법 크게 들린다 싶더니 커다란 슬랩 위로 계곡수가 흘러내리는 게 보이는데 이걸 진주폭포라고

한단다.
-,이곳 천태산에 폭포라고 이름 붙은 것을 가만 보니 낙차 크게 절벽으로 뚝 떨어지는 그런 게 폭포가 아니라 경사가

급한 바위를 타고 흘러내리는 것은 전부 폭포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17시39분
-,하산 완료.
-,주차장에는 달랑 내 차만 남아있더라. 

HL5FXP 2003/07/19

산은 좀 낮고 작은 편이지만 한번 쯤 가 볼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좋은 산 이었음.
(주차료와 사찰문화재 관람료가 상대적으로 비싼게 玉의 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