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행/충청지역

금수산(백운동-용담폭포-망덕봉-금수산-어댕이골-백운동) 03년 9월28일

HL5FXP (玄心) 2003. 9. 28. 00:25

산행일자 : 03년 9월28일(일)
-,2003년도 제31차 산행

산행지 : 금수산(錦繡山 해발 1,016m)

소재지 : 충북 제천시 수산면(水山面)/단양군 적성면(赤城面)

접근방법 : 구미 - 중앙고속도로 춘천방면 으로 단양 I/C 하차 - 충주(수산/수안보)방면으로 진행

- 충주호/옥순대교(玉筍大橋) 통과  - 상천리(상천주차장)

산행자 :  HL5FXP 단독

산행코스(거리 및 소요시간 : 7.7km/5시간46분)
상천 정류장(백운동) - (0.7km/26분) - 용담폭포 - (1.7km/1시간48분) - 망덕봉(926m) - (56분/1.5km)

- 금수산(1016m)  - (어댕이골, 2시간36분/3.8km) - 상천 정류장

이 산은 원래 백암산(白岩山)이라 하던 것을 퇴계 이황(李滉) 선생이 단양군수로 있을 때, 산이 아름다운 것에

연유하여 금수산 이라 개칭하였다고 하는 곳으로 단양 제2팔경 중에 하나로 불리 우며 월악산 국립공원에 속하긴

하나 월악산의 영봉, 송계/덕주 계곡 및 신륵사 일대처럼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관리가 이루어지는 곳은 아니었음.

10시10분
산행 시작지인 백운동 상천 정류장에 도착.
모양새는 그저 그런 산골마을 같은데 마을 입구에 비단 같은 절경 “상천산수유” 마을 이라는 큼지막하니 돌로 된

표지 석과 그 아래 뭐라고 자잘하니 적혀있는 게 보인다.
한편, 한쪽으로는 시골 구판장 같은 가게 건물 앞에 승용차 30여대 정도를 주차할 수 있는 정도의 주차장이 닦여져

있는데 승용차 기준 하루 주차료가 3,000원 이란다.(별 수 있나 달라는 대로 줘야지)
잠깐 물품도 좀 사고 쾌적한 산행을 위해 몸을 비우고 왔더니 처음 3대였던 관광버스가 어느 틈에 얼추 10여대로

늘어나 있고 그 중 한대는 내 차 바로 앞을 길게 딱 가로막은 상태로 서 있다(지금부터 차 빼라 마라 해야 할 이유는

없으니 시비 거리가 아니다)
그나저나, 버스 1대에 대충 30여명 잡고 그럼 300여명이 저 산으로....

10시18분
산행 시작.
상천휴게소를 벗어나 산 쪽으로 길을 잡았다가 마을길이 미로 같아 잠시 엉뚱한 곳을 헤매다 버스 타고 온 대부대가

우 몰려가는 방향을 보고서야 감을 잡고 뒤를 따라 붙었는데 울긋불긋 옷차림에 얼굴 생김새에 오가는 내용을 보아

하니 줄잡아 오십 줄은 한참 넘은 양반들.
이들 따라가다가는 날 새게 생겼다.

10시32분
용담폭포 갈림길
멀리서도 큼직하니 돌로 비석을 해 세워 놓은 게 보인다.
“금수산 숨은 비경 용담폭포” - 이 동네 어지간히 비석 좋아하는 듯.
비석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철제 산행 안내판이 하나 세워져 있는데 좌측으로 크게 돌아가면 용담폭포를 거쳐

망덕봉을지나 금수산으로 가는 길이요 정면으로 보이는 산자락의 작은 소로를 따라가야 금수산 이라고 되 있건만

관광버스 부대는 엉뚱하니 한참 우측으로 빠진다.

휴대한 지도를 보니 우측은 정낭골 이라는 곳으로 안내판에는 안 나와 있지만 금수산으로 바로 질러가는 길인 듯싶다.

10시44분
용담폭포 도착
마을 입구에 있던 안내판에서 30미터 폭포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바위를 타고 물줄기가 흘러내리는 탓인가 내 눈에는

비경내지 웅장 함 같은 것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이 폭포 주변에 역시 초로(初老)에 접어드신 남녀등산객 20여분이 어울려 막걸리가 한창 진행 중인데 나더러도

목 축이고 가라고 불러댄다.
(스틱은 여기서 아예 접는 게 좋다/여기서부터는 두 손, 두 발을 열심히 놀려야 하기에)

11시01분
해발 400고지 표지판(금수산 3.3km/상천리 0.5km)
이 표지까지 용담폭포를 우측 옆으로 끼고 오르는 길은 가끔 흙길도 있었지만 거의 이런 저런 암릉(岩陵)으로 구성된

된 비알 길이었다.
미리 준비되어 있는 밧줄, 없으면 맨 몸으로 때워야만 했는데 다 오르고 나서 보니 저 아래 막걸리 한잔 걸치시는

분들이 걱정 된다.

만만치 않을 텐데(특히 할머니 급들은)

11시39분
충주호 자락이 아스라이 바라보이는 전망 바위에 도착했다.
저 아래 400고지 표지판부터 여기까지는 흙 구경하기 어려운 끊임없는 암릉의 연속 이다.
덕분에 무릎 굴신 운동을 신나게 해야 했고 물 한 병을 이 코스에서 다 날렸다.
그래도 올라서고 나니 바람도 제법 있고 무엇보다 조망이 좋아 충분한 보상이 된다.
(여기서부터 망덕봉 까지는 그런대로 길이 좋다/접었던 스틱을 다시 펴들어도 된다)

11시55분
예쁜 다람쥐를 만났다.
부드러운 흙과 잡목 사이로 난 적당히 경사 진 비알 길을 한참 오르는데 갑자기 진행 방향왼쪽으로 뭔가가 시선을

끈다 싶어 자세히 보니 다람쥐 한 마리가 뭔가를 앞발로 물고 연신 입으로 뜯어 먹고 있는 중 이었다.
플래시 터트리며 사진을 두어 장 찍어도 고 녀석 지 할일만 하더니 내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니 어느 틈에 사라져

버렸다. (나중에 사진을 확인하니 제법 뚜렷하게 찍혀 있었음)

12시23분
해발 880 이라고 표기된 3거리 표지판 앞에 도착.
여기서 망덕봉 까지는 불과 0.15km이고, 금수산 정상은 1.6km, 상천까지는 2.2km.
금수산 방향은 여전히 완만해 보이는데 망덕봉 방면은 제법 경사가 있는 된 비알이다.
그래봐야 150m, 망덕봉에서 점심을 먹을 요량으로 바로 치고 올라가기 시작.

12시32분
망덕봉(望德峰 926m)정상 도착
아래 3거리 표지판에서 오르기 시작한지 잠깐, 빨갛고 노란 산행 표식기가 어지러이 보이기 시작하는 게 망덕봉

정상이 가까워 졌음을 짐작케 한다. 망덕봉은 올라가 보니 그저 펑퍼짐하니 학교 교실 반만 한 넓이의 구릉 이었다.
별도 표지석 이나 삼각점 같은 것도 없고 다만 충북 9*6산악회와 000산악회(반쪽이 날라 가 산악회 이름 확인 곤란

/망덕봉을 한자로 望德峰이라고 안내)라는 곳에서 걸어 놓은 반쪽 난 플라스틱 안내판들이 여기가 망덕봉 임을

알리고 있을 뿐 이었는데 주변 조망도 별로다.
한편으로는, 여기서 점심을 하려던 생각을 접어야 했다.
여기까지 올라오며 만난 사람이라고는 저 아래 용담폭포의 막걸리 부대와 암릉 길에서 나만큼 이나 땀 쏟아대던

우리 또래의 山客이 전부였는데 어디서들 나타 난건지 망덕봉이 떠나가라고 떠들어대며 밥 먹는 인간들 한 무더기

때문이다(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다 ^_^  - 그렇다, 우리도 단체 산행가면 떠들지 맙시다)
하기 사 상천에만 버스 10여대가 쏟아 부었으니 접근 교통 편(*중앙고속도로 북단양 I/C에서 10분 거리)좋고 산행

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은 상학 쪽에서는 또 얼마나 많이 올라왔겠나 싶다.


12시40분
해발 910m 안부  
망덕봉 에서 금수산 방향 내리막길로 잠시 내려 오다보니 해발 910m, 등산로 아님, No Trail 이 라고 써 있는 표지판이

하나 보인다.
등산로가 아니라니 표지판 뒤로 색이 바랜지 오래인 놈부터 갓 매달아 놓은 듯 색깔 진한 저 등산로 표식은 다 무엇

이며 방금 내가 내려온 길은 또 무엇인가.
길이 험하거나 자연 훼손을 방지해야 할 만한 특별한 구역도 아닌 곳 같은데 그러다 보니 그 표지판은 가을걷이

끝 난지 오래인 겨울 빈 논에 허수아비 세워 놓은 꼴이다.

12시42분
산중 네거리(어름골-상천-금수산-망덕봉 갈림길)
엉뚱한 표지판을 뒤로한 채 금수산 방향으로 능선을 타고 50여 미터 진행하니 제법 넓은 공터가 하나 나타나는 데

여기가 어름골/상천등을 가르는 갈림길 이다.  
공터 한 구석 나무그루터기에는 A4 사이즈만한 나무로 된 표지판이 돌멩이 몇 개에 의지하여 놓여 있었는데 거기에

써 있기를 어름골 2km, 상천 2km, 금수산 1km, 망덕봉 0.5km 란다.  

13시00분
119표지판, 금수산 10번 (제천소방서)
산에서의 1km는 평지의 1km와 체감거리가 다른 법.
제법 걸었다 싶었는데 새삼스레 또 나타나는 119 표지판을 보니 금수산 정상 까지는 아직도 거리가 한참 이겠구나

싶은 게 미루어 짐작이 간다.

13시11분
해발 880m, 살개바위 고개
한참을 평탄한 능선으로 타다가 바위가 하나 나타나면서 갑자기 길이 푹 꺼진다.
표지판을 보니 해발 880m, 상천리 3.5km, 금수산 0.3km, 상학2.0km라고 쓰여 있다.
여기가 아마도 살개바위 고개인가 본데 상학 방면에서 올라오는 길은 아주 된 비알 길이다.
한편으로는 수산면 능강리라는 행정구역 표지판도 눈에 띈다.

13시21분
정상이 빤히 바라보이는 전망 바위/사방 조망이 좋다.
이제 정상까지는 한 200여 미터 남았을라나 큼직한 바위덩이들 옆으로 사람 하나 간신히 통과할 말한 좁은 길이

나 있고 다른 한편은 거의 절벽에 가까운 상태.
그런데 이 좁은 길을 정상을 마치고 하산하는 사람과 정상을 향한 사람들이 엉켜 개판 5분전이다.
망덕봉 에서 못한 점심 정상 가서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왔는데 어쩌고저쩌고 시비 붙은 저 개판에 보탬을 하느니

아까부터 꼬르륵거리는 뱃속이나 달래자 싶어 바위에 걸터앉아 조망도 즐길 겸 양갱 두개를 끄집어내 스포츠 음료와

함께 먹고 마시니 한결 힘이 난다.
(이 길목은 문제가 좀 있었음, 쇠 파이프와 쇠줄로 안전을 위해 가이드라인을 쳐 놓았던데 여기 쇠 파이프나 쇠줄에

체중을 실으면 그대로 쭉 뽑힐 듯이 흔들리는 등 유격이 심해 별 생각 없이 덜렁 잡았다가는 사람 놀래기 딱 임)  

13시28분
드디어 금수상 정상(해발 1,016m)
앞의 “개판 길”을 통과 해 제법 오르막길로 좀 더 진행하니 다시 높이 한 10여 미터 되는 암봉이 하나 나타난다.
암봉 바로 밑은 사람 10여 명 정도는 충분히 둘러앉을 만한 공간이었는데 여기도 빼곡하니 단체 등산객들이 들어차서

식사들을 하고 있다.
기본 예의도 없나 사람 다닐 길은 좀 티어주고 밥들을 먹어야지.
어쨌거나 암봉 수직 벽 한 구석으로는 밧줄이 하나 메어져 있어 줄을 잡고 약간 용을 쓰면 쉽게 올라갈 수 있는데

정상은 거기서도 다시 철제 계단을 밟고 올라가야만 하는 또 다른 높이 20여 미터 정도 되는 암봉 이었다.

13시58분
본격적인 하산 시작
정상에서 증명사진 몇 장 찍고 조망도 좀 하고 인근에서 점심도 마치고 나니 금방 30분이 흘렀다.
이젠 내려가야지.

14시07분
다시 살개바위 갈림길(880고지)
오후 두시가 넘었음에도 상학 쪽 된 비알 길을 타고 올라오는 사람이 꽤 보인다.
하긴 여기서 정상은 코앞이니 그리 늦은 시각은 아니다.

14시35분
다시 어름골 갈림길
여기서 망덕봉 쪽으로 넘어가는 사람들이 꽤 보인다.
아마 올라올 때 내가 이제부터 내려가고자 하는 어댕이골 쪽으로 올라온 사람들이 망덕봉을 찍고 용담폭포 쪽으로

가려고 하는 듯싶다.
급경사에 바위가 많아 하산 코스로는 별로일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15시10분
119 표지판, 금수산 09번 (제천소방서)
어름골 갈림길에서 상천 쪽으로 방향을 잡고 내리막으로 한참 뽑다보니 119표지판이 보인다.
반가웠다, 최소한 하산 길을 아직까지는 제대로 타고 있구나 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기.
한편, 여기까지 내려오는 길은 암릉 이나 너덜지대가 전혀 없는 대신 잡목 숲에 난 길 이었기 시야가 가리는 단조로움

때문에 홀로 산행에서는 조금 지루한 느낌이 없지 않다.
그리고 여기 지나서부터는 드디어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가 제법 들려오기 시작하는 걸 느낄 수 있었는데 산 몇 번

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다시피 이건 바닥이 가까워졌다는 반가운 신호음 이다.

15시51분
다시 용담폭포 비석 입구 갈림길
내려와 보니 오전에 등산 시작할 때 정면으로 보였던 금수산 방향 길이 바로 내가 내려온 길 이었다.
그저 산행 안내판대로 충실하게 산행한 셈이다.
하긴 초행길에 여기저기 들 쑤시고 다녔어봐야 내 다리만 아프지.

16시04분
하산완료
산 이름은 명색 금수산 이라는데 산에서 마을입구로 들어서는 농로 변에 등산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장난이 아니다.
각종 PET병에 일회용 스티로폼 도시락에 부탄가스통 하며 두꺼비 시체도 엄청나다.
저걸 누가치우나.
여기 마을 사람들 주차장 하나 깔아놓고 주차료 몇 푼 받는 것으로 대신 할 건가.
동네 청년회 같은데서 팔 걷어붙이고 규제를 나설 만도 하건만 요즘 시골에 청년이 어디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