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행/영남지역

황악산 (직지사 - 황악산 - 직지사) 산행기 (02년 07월17일)

HL5FXP (玄心) 2002. 7. 17. 00:55

산행일자 : 2002년 7월17일

산행지 : 경북 김천 황악산(黃岳山/해발 1111m)

산행자 : HL5FXP 홀로

 

장마철 임에도 불구하고 달력 빨강날을 하늘도 굽어 살피시는지 비는 안오는데 굽어 살피심이 지나쳐 밖에서 보낸 사람들 한테는

아주 따끈한 하루였다.

다들 잘 보내셨는지?

나는 지난 주 일요일, 비 온다는 핑계로 산행을 못 한게 영 마음에 걸려 있었기 당연 배낭 꾸려 밖으로 나갔는데 평소 같으면

그저 동네 뒷산인 금오산으로 갔으련만 이백호 선배(9)의 백두대간 다음 코스(세종 산악회 게시판 참조)가 추풍령 이라는 걸 보고

그래 모처럼 김천 황악산(1111m)을 한번 가보자 싶어 거길 다녀왔다.

구미에서 김천까지는 차량으로 이동 시 약 30분 코스, 여기 김천에서 유명한 곳이 "직지사" 라는 절인데 황악산 등산은 직지사
경내를

통과하여 가는게 일반적. 그러다 보니 직지사 관람료 징수원과 순수한 등산 목적의 사람들과 가끔 시비가 없지 않아 있는데 쉽게

문화재인 직지사 관람료를 내라 - 난, xx교 신자인지라 사찰 문화재는 관심 밖, 그저 등산하겠다는데....그러다가 #$*&^#@##@)!@#

이렇게.

나도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교 신자도 아니고, 직지사는 구미사는 사람답게 골백번은 드나든 곳이니 새삼 볼 이유도 없고

....그렇다고 돈 내기는 싫고.
이럴 때를 위해 써 먹는 비장의 "쯩"이 00지방환경청장이 정식으로 발행 해 준 명예 환경감시원증 - 사진이 붙어 있고 시뻘거니
큼직한

직인이 찍혀 있는지라 관람료 징수원 한테 "쌍팔년대" 누구들? 처럼 수고많으십니다 하면서 자연스럽게 보여주면 아, 예 어서 들어가십시요.

(이런데 쓰지 말라고 단단히 주의를 받았건만 ^_^)

직지사 경내를 완전히 벗어나 경사도가 제법인 산속을 걷기 시작한지 거진 30분은 지났을 성 싶고 계간수 콸콸 흐르는 소리도 듣기

좋은데 길(등산로)은 어찌된게 자동차 두대가 충분히 교행이 가능할 정도로 넓직하니 허연멀건 "공구리" - Concrete 포장 - 뿐 이다.
(슬슬 짜증이 난다 - 산 다 버려놨네)
그와 같은 콘크리트 포장 도로는 직지사 관내의 암자들을 다 벗어나서야 비로서....

본격적인 진짜 산길이 시작되니 갈림길 여기저기 고비마다 각양각색의 산악회 표식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 황악산도 찾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나보네.

워낙 산행 시작을 늦게했나 올라가는 사람은 전무한데 벌써 여유있게 내려오는 사람들이 한 둘 보이기 시작한다. 수고하십니다

- 반갑습니다....아무래도 초행인지라 "우문"을 던졌더니 "현답"이 돌아온다. 얼마나 남았습니까? - 아, 예 다 왔습니다.
(그런데 다른 한 사람이 비웃듯 던지는 말, 이제 시작인데 뭘 물어요....앞으로도 시간 반은 족히 걸릴 거리란다)

시각은 어느 덧 13시40분, 땀도 땀 이지만 슬슬 배가 땡겨온다. 힘 들어서가 아니고 배 고프다고.  정상까지 앞으로도 1시간 거리....

거기서 먹을까 지금 먹을까.  금강산도 식후경 이라는데 까짓 황악산을 금강산에 비할까....사람은 역시 뭘 먹어야 여유가 생기는 법.

전화 벨 울리기 여섯번 만에 여보세요, 건영이냐. 나 각현이다. 지금 어디?
"늑대소년"도 "낙동 머털도사"와 같이 등산 중으로 현재 북한산 대남문 이란다.  
점심은 했고 둘이 벌써 한잔 했으며 '빨치산"과 그의 어부인도 올라오는 중이라 조금있다 도킹 하기로 했다고.

창훈 어제 우리 게시판에 가라사대,
[2002/07/16 23:24] :: [218.232.140.181] :: [삭제] 만약 낼 늑대소년과 산에 가면 분명
산에 올라 갔는데..깨어나보니 집일거야...
(창훈, 돗자리 들고 미아리 고개로 나서는게 좋을 듯 - 지금 21시20분 한참 푸고 있지 않을까 싶다)

전체코스 중 80% 정도를 올라오니 나뭇가지에 색다른 표식이 보이기 시작한다.
백두대간 종주 - xx산악회, 백두대간 종주 기념 - 000, XXX
황악산은 백두대간 종주구간 중 가운데에 해당하는 곳 - 여기서 죽 이어져 경북 예천 저수령 방면으로 연결.

그저 하루 산행 왕복 8 ~10km 정도에 에고 다리야 하며 뻗는 나 같은 주말 '행락객'과 하루 25~30km 정도를 주파하며 백두대간 종주를

즐기는 프로급의 '산꾼'들 하고는 비교 할게 아니지만  그 표식을 보니 나도 한 구간만 해봐....

그건 그렇고, 정상이 가까워오나 내려오는 팀이 부쩍 많아지기 시작했다.
산길은 비좁고, 그렇다면 가장 기본 예의가 올라가는 사람이 일부러 피해주기 전에는 무조건 내려오는 사람이 올라오는 사람에게 양보 해

주는게 미덕인 줄 알고 있는데 내리막이라고 이쪽 사정도 안보고 막무가내로.... (저런 "SK"들....가다가 콱!!)

초행 길의 산 이었던지라 거리(시간) 예측이 불가 했는데 내 시야에서 주변의 산이 가라 않는게 보이기 시작하더니 드디어 정상이다.

으외로 정상이 밋밋한게 岳자 들어간 산 치고는 "멋 대가리"가 없어 보인다.
억새(?) - 갈대인가 하여간 그거 비슷한 놈이 정상을 뒤 덮고 있는데 이게 가을에 누렇게 변색되어 黃岳山...?

소백산 처럼 넓기나 하면 장관일텐데...그래도 왠만한 산 보다는 넓어서인가 "헬리포트"가 정상부근에 두 군데나 있다.

평점을 한다면 주말 등산 코스로는 100점 만점에 75점(아랫도리 "공구리" 길이 점수 까 먹는데 일조)  
 

HL5FXP 2003/06/20

정상 부근만 그럴 듯 했지 두번 씩은 찾고 싶지 않은 산.
혹시 백두대간을 종주 할 기회가 생긴다면 그 때나 다시 한번 들리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