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행/영남지역

백두대간 한 자락, 문경 백화산 - 03년 6월29일

HL5FXP (玄心) 2003. 6. 29. 00:51

백화산(마원성지 - 920봉 - 백화산 - ? - 마원성지)산행기 (03년 06월29일)



사진 설명

(위)백화산 정상에서
(아래)하산길에 올려다본 백화산

산행일자 : 03년6월29일
-,2003년도 제20차 산행(3월09일 이래 연속 17주차 산행)

산행지 : 문경 백화산 (해발 1063.5m)


산행 코스 및 시간 (약 9km/4시간48분)
-,등산(약 4km/2시간22분 : 마원성지 - 옥녀봉/백화산 능선 - 920봉 - 정상)
-,하산(약 5km/2시간26분 : 정상 - 백화산/이화령 능선 - ? - 마원성지)

6월29일, 6월의 마지막 일요일
본격적인 장마철에 접어들었고 주초부터 며칠 내리 쏟아 붓더니만 일기예보 상
일요일에는 비가 그칠 거라고, 그래서인가 잔뜩 찌푸리기는 했어도 다행히 비가
올 것 같지는 않다.
그럼 산에 가야지.

오늘의 산행지는,
경북 문경시 문경읍 마성면과 충북 괴산군 연풍면의 경계를 이룬다는 백화산
(白華山/해발 1063.5m)

이름만 봐서는 백가지 꽃이 만발해야 할 곳인데 겨울철에 눈이 내리면 산 정상이
하얀 천을 뒤집어 쓴 모양을 하기에 백화산 이라 한다는데 확인된 바는 아니고,
한편 백화산은 백두대간(白頭大幹)의 한 자락으로 크게 태백산 - 소백산 -
(백화산 - 이화령) - 속리산으로 이어지는 구간 중에 하나이기도 하단다.

10시56분
오늘의 등산기점인 마성면 마원성지(*천주교 성지)에 도착하여 넓은 공지에 마음
놓고(**주차비 달라는 사람도 관련 시설도 없었음) 차량 주차.
(*마원성지 : 1866년/병인박해 때 순교한 이 마을 출신을 기리는.... )
그런데 백화산 이라는 곳은 산 꾼들이 당일 산행용으로 즐겨 찾는 곳이 아니고
백두대간 종주 자들이나 들려가는 곳이고 혹시나 당일 산행 자들도 이화령이나
분지리 라는 곳으로 주로 오르기에 여기 마원(오서골)쪽에는 변변한 산행 안내판도
없는 실정 같다(내가 미처 확인 못 했는지도 모름)

11시08분
마원성지에서 출발한지 10여분,
오서골 마을을 관통하는 개울(계곡 물)을 따라 사과 과수원들을 거쳐 고속도로용
고가도로 지대(高架道路 地臺)밑을 통과해서 백화산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니
잡목과 수풀로 뻑뻑해 보이는 좁은 산길 소로가 나타난다.

11시39분
본격 산행을 시작한 후 계속 요란하니 들려오는 계곡 물 소리를 들어가며 좀
걸었다 싶더니 처음으로 갈림길이 하나 나타났고 모처럼 산행 이정표도 보인다.
한쪽은 화살표 표시 ◀ 와 함께 마원 1.5km, 백화산 2.5km 라고 거리도 표시
되 있건만 다른 한쪽은 그저 ▶ 표시에 달랑 백화산/흰듸뫼 이렇게만 써 있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거리가 표시 된 방향으로 갈 밖에.

첫 이정표를 지나서부터는 바로 요란했던 계곡물 소리도 멀어지기 시작하더니
언제부터 인가 전혀 안 들리기 시작, 한편으로는 계속적으로 급사면으로 이루어진
길의 연속이다.
아주 가끔 너널지대도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대부분이 진흙과 낙엽으로 구성
되어져 있어 등산화창이 질퍽할 정도로 달라붙는데다 경사 때문에 또 미끄럽기도
그지없다.

대신 좋았던 것은 워낙 사람이 안 다니는 산이라 그런지 급사면이 아닌 산길들은
키를 훌쩍 넘는 잡목과 수풀로 터널을 이루고 있어 이리 저리 헤치고 지나가는
맛이 괜찮았다는 것.

12시52분
드디어 이정표(마원 3.5km라고 표기 된)가 있는 능선 안부에 도착.
드디어 소리가 나올만한 게 계속 급사면이었던 데다 마땅히 배낭 풀고 쉴만한
곳도 없었기 숨이 턱에 달했기 때문이다.
나중에 보니 이 능선은 남쪽(경사면 기준 진행방향 왼쪽)으로는 옥녀봉, 북쪽
으로는 백화산 정상을 거쳐 이화령 까지 이어지는 제법 긴 능선이었다.

여기서 가만 계산 해 보니 아까의 첫 이정표에서 마원이 1.5km 였고 백화산이
2.5km 였으니 이제 정상까지 0.5km 남았다는 셈이다.

13시14분
능선 안부에서 북쪽으로 계속 능선 길로만 진행하며 암봉(岩峰)두어 개를 타
넘기도 하고 옆으로 돌기도 하다보니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 도착했다.
이정표 상 북쪽(진행방향)은 ◀ 흰듸뫼/마원, 남쪽은 ▶ 옥녀봉/마원이고
삼거리의 한축인 서쪽은 ▶ 희양 6km/한실 8km라고 써 있다.

그럼 도대체 정상은 어느 쪽인고 하면서 산길의 표식기 들을 열심히 살피고
있는데 왁자지껄 하면서 중년의 남/녀 한 부대가 북쪽에서 올라온다. 오늘
백화산 산행하며 처음 만난 사람들이다. 반갑기 그지없다.

이들은 충북 괴산 쪽 분지리(안말)라는 곳에서 올라오는 길이라며 약 2시간
정도 걸렸다고.
아울러 여기 삼거리가 바로 정상 코 앞 이란다.

13시18분
삼거리에서 산행 표식기가 주렁주렁 무당 집처럼 달려있는 작은 소로로 들어서서
한 20여 미터 진행하니 갑자기 앞이 확 터지며 헬리포트(Heliport)가 하나 보였고
그 헬리포트 옆의 작은 둔덕이 바로 백화산 정상 이었다.

크기도 적당하고 모양새도 모나지 않은 자연석에 白頭大幹 白華山 1063.5M 라는
글자가 음각 되 있는 표지석이 예뻐 머리에 동여매고 왔던 빨간 삼각건을 걸어 놓고
사진 한 장 찰칵.
조망(眺望)을 좀 보려 했으나 온 천지가 구름이라 그저 희끗하니 산자락들만 조금씩
보일뿐이다.

13시45분
정상에서 점심을 할 까하다 대 부대와 합류해서 한다는 게 혼자 산에 온 맛과 어긋나는
듯싶어 배는 좀 고파도 하산 길의 황학산(912m)이라는 곳에서 할 생각으로
정상 앞 삼거리
에서 흰듸뫼 내리막 쪽으로 길을 잡았는데 시간도 제법 흘렀지만 느닷없는 암봉 세 개
인가를 넘느라 끙끙대다 보니....

그런데 마침 기다렸다는 듯이 다시 헬리포트가 하나 보이고 그 표식을 위해 하얗게
칠 해 놓은 시멘트 보도블록들이 십자가 모양으로 늘어서 있는 게 내 눈에는 영락
없는 식탁으로 보인다.

14시05분
점심을 잘 마치고 다시 내리막으로 길을 나선지 불과 5분 여.
또 다시 쌍 갈래 갈림길과 마주쳤는데 양쪽 다 산행 표지기가 걸려있긴 하지만
확실한 행선지를 알 수가 없다.
왼쪽은 약간 내리막, 오른쪽은 약간 오르막.

오늘의 내 산행 하산 예정은 백화산 정상에서 황학산을 거쳐 다시 출발지인 오서골
(크게 보아 동쪽방향)로 돌아가는 거였기에 아무리 황학산이 912m 라지만 무작정
내리막 일리는 없겠다 싶어 약간 오르막으로 길을 잡았는데 나중 알고 보니 이게
잘못 된 선택이었다.

쌍 갈래에서 오르막으로 잡고 한 15분 진행하다 그 이후로는 내리 급사면 하강 길이
계속되는데 이게 동쪽 방향인 것을 보니 산행 전 백화산 산행지도에서 본 황학산과
백화산 정상 사이에 오서골과 연결된 또 다른 길이 바로 이거였든 싶고 그렇게 생각
되니 또 다시 되 집어 올라 황학산 방향으로 우회하고 싶은 마음이 그만 없어진다.

15시02분
한참을 내려오다 보니 산행 시작하면서 맨 처음 마주쳤던 이정표 있던 쌍갈래 길에
도착했다.
왼쪽으로 가면 백화산 2.5km 라고 거리가 표시 되어 있었고 다른 한쪽 방향인
오른쪽은 그저 흰듸뫼/백화산 이렇게만 달랑 써 있던 그 이정표.

그러고 보니 계곡 물 소리가 얼마 전부터 요란하게 들려오더라 하는 생각이 새삼난다.
그렇다면 이제 출발지였던 마원성지가 얼마 안 남았다는 셈.

15시15분
오서골 마을의 간이 상수원 채수지에 도착했다.
며칠 비가 와서인가 새삼 보니 수량도 엄청나고 유속도 빠른데 그래도 생각보다는
물빛이 많이 맑은 편이다.

시간도 한참 여유 있는데 발이라도 좀 닦고 갈까하다 아래에서는 이 물을 상수원으로
쓴 다는데 하는 생각이 드니 좀 그렇다 싶어 그저 세수나 좀 하고 땀에 찌든 수건이나
빠는 것으로 대신.

15시44분
출발지였던 마원성지에 도착.
백화산 산행 끝.

HL5FXP 2003/06/30

사람 발이 안타서 자연감을 느낄 수 있었던 산,
그러나 급사면이 길고 하산 길도 좀 지루했던 느낌.




사진 설명

(위) 마원성지 입구
(아래) 마원성지 입구 2





사진 설명

(위) 산길
(아래) 산길 2




사진 설명

(위) 이정표
(아래) 이정표 2




사진 설명

(위) 정상입구 삼거리
(아래) 정상입구 삼거리 2

HL5FXP 2003/06/30

정상 진입로의 불긋불긋한 산행 표식기가 무당 집 대문 모양 새....

백화산



사진 설명

(위)붉은 띄의 정상 표지석
(아래) 점심먹던 헬리포트





사진 설명

(위) 상수원 보호구역
(아래) 옥녀봉 능선(*아닐지도....)




사진 설명

중부내륙고속도로(구미 - 상주 - 충주 - 여주/2004년 완공 예정) 고가도로 지대  
-,콘크리트 지대 뒤에 구름에 가려 아득히 보이는 산이 백화산, 좌우로는 사과 과수원
-,백화산으로 들어가려면 마원성지에서 이 고가도로 지대 밑을 통과 해야 됨.

백화산




사진 설명

사과 과수원 정경, 한참 영글어가는 상태의 풋 사과 모습





사진 설명

동네 집들마다 한 두마리 씩은 묶여있던 멍멍이들.
올 삼복을 무사히 넘기려나....?

2009년 8월2일 다녀왔던 백화산 산행기록

(분지리/안말 - 흰드뫼 - 황학산 - 백화산 - 평전치 - 분지리/안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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