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설명
위 : 마애석불 갈림 길 이정표 아래 : 마애석불
인천 용유도에서 멍 파티(*)하고 집에오니 이미 자정이 넘은 시각.
(*)6월21일, 고교동기 산악회 모임의 친구들과 개 한마리 잡았음.
샤워 마치고 피씨 좀 들여다 보고 다시 소설 책 한권 끼고 자리에 누워 몇 페이지 뒤적이다 그만 잠 들었는데 깨어보니 벌써 여덟시 한참 저편이다.
당초 계획은 문경 백화산을 갈 생각 이었는데 아침도 해야겠고 배낭(도시락)도 챙겨야겠고 그러다 보면 한 시간 정도는 또 금방.
제대로 파악도 못한 초행 길의 산을 무리해서 가느니 만만한 뒷산이 .... 그렇게 생각하니 다시 여유가 생긴다.
여유도 여유나름, 뒷산 임을 밎고 온갖 게으름을 다 피우다 금오산 주차장 도착하니 열두시 십분인데 주차장이 만원이라 차 댈곳이 당연 없다.
아예 차 돌려 반대자락 지경리(금오동천)로 갈까 하다 내려 올 생각을 하니 영 아니로소이다 이고 그런데 가만 생각하니 지금 시각이면 한편 아침 부지런을 떤 사람들이 이미 내려올 시각아닌가.
혹시가 역시이다. 기다리기 10여분 만에 주차장에 자리가 생겨 얼른 차 디밀고 나도 출발. 벌써 열두시 삼십분이다.
대혜폭포를 지나 할딱고개를 거쳐 열심히 오르다 보니 마애석불 갈림길 이다. 가만 마애석불 - 약사암 코스는 금오산 백번행에 아직 한번도 안 가본 곳 이잖아.
역시 사람 손(아니 발)많이 안 타는 곳이 이유가 있었다. 이유?, 산에서 이유가 별건가 한 마디로 올라가기 "힘-들-다" 이지. 대신 주변 풍광은 좋더라.
금오산 마애석불, 말로만 듣던 것. 보물 490호 인줄도 처음 알았고. (석불 앞에서 지극정성 기도드리던 여인네 - 아주머니 - 뭔지 몰라도 숙연해 보이던 그 자세, 소원성취 하시기를)
약사암 경내는 요즘 취사금지라 약사암 약 100미터 못 미친 지점에서 점심을 하고 약사암 경내로 들어서니 명물 출렁다리는 입구를 철조망 으로 얽어 놓아 출입금지.
약사암 주지스님이 바뀌셨나, 헬기장 쪽 입구에는 급수전도 설치 해 놓는 등 따뜻한 봄 바람이건만 경내는 씽씽 찬바람이다.
어쨌거나 어디서 왔는지는 몰라도 청춘남녀 삼십여명이 그 얽힌 철조망 앞에서 다리를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현월봉을 옆으로 끼고 돌아 미군헬기장을 거쳐 금오정으로 내리다 자연 의 부름에 응하려고 어찌 저찌하다 보니 금오산성중수비 쪽이 아닌 좀 더 남쪽인 지경리에서 올라오는 길로 내려오게 됐다. 그래 금오정 쪽으로 길을 질러가려고 수풀을 헤치다 보니 복분자(산딸기) 가 지천인 곳이 보인다. 개척된 산길과 불과 한 발짝 차이라고 사람 손을 전혀 안 탄 복분자가 여태 남아 있었다니. 자연스레 입으로 열댓개 줏어넣다 보니 늦은 점심 한지 얼마 안되서 인가 그만 시큼 해 진다.
금오정 앞에서 세수를 하면서 잠시 생각을....칼다봉 능선을 탈까, 아니면 오랬만에 대혜담 계곡 길로 빠질까.
출발이 느졌었다는 생각과 어제 인천을 다녀왔다는 피곤 함이 이무래도 거리가 짧고 시간이 절약되는 계곡길로 가자고 나를 꼬신다.
최근에 비교적 비 자주 내려서인가 올라 올 때 대혜폭포가 요란한 걸 보았는데 대혜담 계곡 길의 계간수 역시 울울콸콸이다.
칼다봉 능선을 탓으면 '하지' 햇볕 그대로 받으며 땀 깨나 흘렸을 텐데 계곡 길은 그늘도 적당하고 물 소리도 시원한게 잘 생각했구나 싶다.
이렇게 해서 또 한주가 그리고 또 한번의 금오산이 흘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