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행/-,구미 금오산(金烏山)

금오산(법성사-약사암-현월봉-금오정-칼다봉- 관광호텔-법성사)03년8월23일

HL5FXP (玄心) 2003. 8. 23. 00:47

금오산 (법성사 - 약사암 - 현월봉 - 금오정 - 칼다봉 능선 - 구미관광호텔 - 법성사) 산행 (03년 8월23일)



(사진 설명)
위 : 법성사 방면으로 올라가는 중에 보이는 안개 속의 금오산 정상
아래 : 약사암 입구에서 내려다 본 구미 시내(형곡동 부근)



산행지 : 경북 구미 금오산(976m)

산행일자 : 03년 8월23일(토)
-,2003년도 제 27차 산행

산행코스 :
법성사 - (2.6km) - 약사암 - (0.1km) - 현월봉 - (0.6km) - 금오정 - (0.2km) -
835고지 - (칼다봉 능선 /3.6km) - 구미관광호텔 - (1.8km) -  법성사

산행거리(및 소요시간) : 8.9km (5시간 30분)

어제 일기예보를 보니 토요일은 오후부터 비가오고 일요일에는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고 하기에 멀건이 앉아있다가는 이번 주 산 구경 못할 듯 싶기에 그럼 안 되지.

토요일 아침,
전화통으로 대충 업무를 처리하고 사무실 전화는 내 휴대폰으로 돌려놓고....
갑작스런 산행에 집에서는 도시락 준비가 어렵단다.

없으면 없나보다 그래야지 별 수 있나.
요즘 길가에 널린 게 김밥 집인데, 김밥 두 줄, 물 세병, 초콜릿 하나 챙겨 가까운
금오산으로.
(일기예보와 달리 혹시라도 비 온다면 그래도 만만한 게 금오산 인지라 금오산이다.)

오늘의 코스는,
법성사 라는 절을 시발지로 하여 약사암을 거쳐 금오산 정상 현월봉에 올랐다 성내
(城內)의 금오정 으로 내려 거기서 상황(체력과 일기 상태)을 보아 금오산 종주에
해당하는 칼다봉 능선을 타던 아니면 바로 빠지는 대혜담 계곡으로 하산.
(법성사로 해서 약사암 길은 초행이었음)

법성사를 옆으로 끼고 금오산 정상을 향한 길로 접어드니 지키는 사람도 관리소도
없어 주차요금은 물론 당연 금오산 입장료도 낼 필요가 없다.

처음에는 초행길인데다 워낙 산행 객이 없는 코스라 산길을 제대로 찾겠나 싶었는데
의외로 길은 뚜렷한 대신 길 곳곳에 거미줄이 많아 스틱을 집는 게 아니고 앞으로
휘두르며 걸어야만 할 정도다.

계곡물 소리를 비알 길을 한참 올랐다 싶더니만 여기도 금오산 산행 코스가 틀림
없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제법 번듯한 이정표가 하나 보이는데 법성사 1.6km
/약사암 1.0km, 정상 1.1km 란다.  시계를 보니 출발한지 거의 50분이 흘렀다.

1.1km 밖에 안 남았다지만 구름에 가린 정상을 보니 아직 아득하니 저 멀리인 데
1.1km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정표가 좀 수상해 보인다.
  
거리야 어쨌든 여기서 숨 좀 돌리다 보니 반 리터들이 물 한 병이 다 날라 갔다.
그렇잖아도 땀이 많은데 기온도 높고 습도 또한 만만치 않은데다 바람조차 없어
물을 세병만 챙겨온 게 은근히 걱정된다.

그렇게 저렇게 여전히 되기만 한 비알 길을 오르다 보니 새로운 이정표가 또 보인다.
시계를 보니 먼저에서 44분이 흘렀건만 여전 정상까지는 0.5km(약사암 0.4km) 이다.
법성사로부터는 2.2km 라고 하고, 그렇다면 600m 오르는데 44분 걸렸다는 얘기.
날씨도 더운데다 역시 초행길이라 그런가 영 진도가 안나간 셈이다.
여기서 또 물 한 병을 다 비웠다.

세 번째 이정표를 보니 반가운 게 드디어 얼마 안 남았구나 싶다.
드디어 라고 할 만한 게 이번 것은 안면이 있기 때문이다.
금오산 주 등산로(할딱고개 - 철주삼거리 방면)로 오르다 마애석불 입상 갈림길로
갈려 나오면 마애석불을 지나 약사암/법성사/마애석불 방향 삼거리를 알리는 이정표
이자 약사암 코 앞 임을 알리는 게 이번의 이정표 이다.

여기서 약사암 까지는 이제 0.2km(정상까지 0.3km)이고 진행방향 오른쪽으로 틀면
마애석불 방면인데 마애석불까지는 0.7km 다.
이곳의 해발고지는 832m, 여기까지 오는데 걸린 시간은 1시간 44분.
금오산 정상 현월봉의 해발이 976m 이니 100점 만점에 85점 정도 한 셈 이다.
여기서 약사암에서 식수를 보충 할 요량만 믿고 나머지 물 한 병을 마저 비웠다.

아는 산을 타는 게 이래서 좋다만 만약 약사암에서 식수 보충이 안 되면 그 때는
죽었다 복창하고 바로 하산 할 밖에.

산행을 시작한지 2시간,
약사암 경내로 들어설 수 있었는데 초로의 남녀 혼성 등산객 예닐곱 명이 부산을
떨고 있다.
그 중 한 사람이 스틱으로 연방 불전 쪽을 가리키며 뭐라고 하는 것을 보니 아마도
불교신자는 아닌듯 싶다(나도 그렇긴 하지만 스틱으로는....)

주 등산로를 타고 올 경우, 특히 한 겨울에는 바람 피하기 좋은 이곳 약사암 경내
에서 식사를 하곤 했는데 물배를 채워서 인가 점심 생각이 별로다.
그 보다 식수 보충이 급선무라 얼른 정상으로 가는 샛길 계단을 타다보니 지난번에
사진으로 찍어와 해석 하느라 헤매던 杜甫의 漢詩 山中問答 木板이 새삼스럽다.

식수 급수 대는 약사암의 경계를 알리는 일주문 바로 앞에 있는데 다행히 그리고
고맙게도 식수는 충분했다.
두어 바가지 그득 마시고 물병들을 빵빵하게 채우니 힘이 절로난다.
에라, 내킴 김에 점심은 금오정 까지 가서 하고 비도 올 것 같지 않으니 칼다봉 능선
이나 타자.

정상인 현월봉을 통과(산행시작 2시간 14분 경과)하여 금오산 내 盆地인 성내(山城
區內)의 급수원 이었던 금오정(金烏井)에 도착해 보니 그 일대가 두어 달 전 왔을
때만 해도 물빛을 볼 수 있던 늪지였던 곳이건만 오늘은 키를 넘기는 풀밭으로 변해
있다.
여기도 조만간 찬바람 불고 겨울 넘기고 하다보면 오늘의 키를 넘기는 풀밭은 온데
간데없고 다시 늪지로 변할 터.

준비해 간 김밥을 후다닥 헤 치우고, 땀을 그리도 흘려 일 없을 줄 알았건만 그래도
볼 일을 좀 보고 다시 칼다봉 능선의 시점인 835고지로 올라서니 산행 시작 3시간
이 흘러있다.
이제부터는 능선을 타고 2시간 정도 족히 걸어야 할 판이다.

라디오로 들어보니 경기/서울 일대는 호우경보라는 데 여기는 쨍쨍 한 여름 염천
뙤약볕, 한쪽이 그리도 비 오면(저기압 이면) 여기는 바람이라도 불 만 하건만
800고지가 넘는 그것도 한쪽은 절벽 길인 능선임에도 불구하고 오늘 따라 진짜
산들 바람 조차 한 점 없다.
  
능선을 타기 시작한지 약 1시간 좀 지났나 싶을 무렵 환희 포스트(칼다봉/대혜폭포
/자연학습원 갈림길 - 삼거리)에 도착. 여기서 또 다시 물 한병을 통채로 아주 맛 있게
비웠다. 이제 남은 물은 0.5리터 한병 뿐.
여기 환희 포스트를 오면 항상 갈등이 생기는 게 자연학습원 방면으로는 다시 오르막
이 시작된다는 점 이다.(칼다봉 745고지와 이어지는 715고지 사이의 안부 삼거리가 환희
포스트 임)

오늘도 잠시 갈등, 그냥 대혜폭포 방면으로 내릴까 하다 경치도 그렇고 거리도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을 감안 해 다시 자연학습원 방면인 715고지의 오르막으로
붙었다.
한 2~3분 정도 오르면 바로 715고지이고 여기서 부터는 다시 내리막이 시작된다.

이윽고, 구미관광호텔과 자연학습원 방면이 갈라지는 삼거리에 도착했다.
산행시작 네시간 오십분 만이다.
날이 더워서 였나 평소보다 한 20여분 더 걸린 셈이다.

재 건축을 진행하다 방치하였기 을씨년스럽기 그지없는 관광호텔 건물 잔해를 빠져
나와 차를 주차해 둔 법성사 앞 주차장 까지 1.8km 포장도로를 또 걸어야 한다.
산속 1.8km와 아스팔트 1.8km는 그 맛이 다르다.  한 마디로 지겹다 이다.
그래도 어쩌나 차가 거기 있으니.

배낭 풀어 차에다 던져놓고 신발을 갈아 신으면서 시계를 보니 16시05분.
오늘 산행에 약 다섯시간 반이 걸린 셈이다.

HL5FXP 2003/09/09

법성사를 시점으로 하여 금오산을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음.
입장료를 안 낸다는 점과 한적하니 호젓한 산길 인 것은 좋았으나
오르내림이 거의 없이 그저 시종일관 산 등성이만 타고 올라가야
하는지라 조금 지루한 느낌.
아울러 차량 회수를 위해 아스팔트를 걸어야 한다는 점도 감점 요인.

등산보다는 하산 코스로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 사료.

 





(사진 설명)
위 : 금오정 앞 꽃밭(늪지에서 꽃밭으로)
아래 : 칼다봉 능선 전경(산과 산 사이에 일자형으로 걸쳐져 보이는 능선)

re] 금오산





(사진 설명)
위 : 칼다봉 능선 길 한 토막
아래 : 칼다봉 능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