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위) 금오산 7부 능선의 약수터 부근 빙폭(?) (가스가 차서 조금 흐릿하니 찍혔음)
사진 (아래) 금오산 6부 능선에서 바라 본 구미시내 전경 (구름낀 쪽이 북쪽, 햇볕 비치는 곳이 남쪽)
어제 11월3일, 동네 뒷산인 금오산(976m)을 조금 늦은 시각인 1220경 부터 오르기 시작했는데 먹구름이 몰려온다 싶더니 빗방울이 제법 비치더라고.
평소 비 올 때 산에 가는 것을 질색하는 나 인지라 그냥 돌아갈까 하다 지난 한달 이런 저런 일로 한번도 산행을 못 했는데 여기까지 와서(그래봐야 집에서 15분 거리), 이 정도면 그냥 맞을만 하다 싶어 강행을 했더니 하나님이 보우하사 한 600고지 쯤 부터는 비가 눈으로 바뀌어 그것도 제법이 굵직하니 함박 눈으로 쏟아지기 시작 하더라고. 금년 겨울들어 처음 맞는 눈.
이래저래 정상 도착하니 자욱하니 가스가 찼다가 세찬 바람과 함게 눈 보라가 몰려왔다 난리가 아니다.
점심시간 지난지 오래이니 배는 고프고, 정상 아랫녘 약사암 쪽으로 내려가 바람도 피할 겸 절벽에 바짝 붙어 준비 해온 김밥 도시락을 꺼내니 차갑기 이를데 없다. 어쩔 방법 있나 그냥 먹어야지, 냉수로 변한 생수와 함께 우물우물 김밥 한줄 다 먹고 나니 이번에는 온 몸에 냉기가 퍼진다.
술 한잔 생각이 절로나 배낭을 뒤지니 아뿔사 며칠 전 버들이 캠핑 다녀온다고 해 배낭 내줄 때 술병(포켓용 양주병)을 치운게 그제서야 생각난다. 찬 곳에서 찬밥에 냉수, 이러다 관격들지 싶어 제자리 뛰기를 한 5분 쯤 한 후 허겁지겁 하산을 시작.
정상은 눈밭인데 다행히 하산 길은 눈이 어느 정도 녹아 질퍽할 뿐 미끄럽지는 않아 다행. 어쨌거나 이제부터 산에 가려면 동계장비, 특히 아이젠은 꼭 챙겨야 할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