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국내산 등산화 품질 비교 - 한국판 컨슈머리포트(Consumer Report)

HL5FXP (玄心) 2012. 3. 22. 23:30

물 새는 20만원 등산화?…업체선 "눈길 걷지 마라"

한국소비자원 첫 '한국판 컨슈머리포트' 보고서 내 유명 등산화 10개 제품 비교

"가격과 품질 비례하지 않아" 싸고 가볍고 기능 우수한 2종을 추천 제품으로 선정

… 업체들 "일반화하는 건 무리"

 

"등산화를 눈 덮인 길에서 신으면 안 된다니 말이 됩니까.

"경기도 파주에 사는 김모(38)씨는 지난겨울 산행 때 오른 발가락이 젖어 몹시 곤혹스러웠다.

20만원 넘게 주고 산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의 고어텍스 등산화가 물이 샌 것이다.

그는 "100% 방수라는 말에 큰맘 먹고 비싼 등산화를 샀는데 어이가 없더라"며 "회사 측에 항의하니

'겨울엔 가급적 착용을 자제하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동네 야산을 주로 다니는 이모(61)씨는 "백화점에서 16만원을 주고 산 경(輕)등산화가 두 달 만에 밑창이 흔들렸다"며

"매장에서 군말 없이 새 제품으로 교환해줬지만,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많은 소비자가 '비싼 제품은 그 값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국판 컨슈머리포트'가 첫 보고서로 등산화 품질을 비교한 결론은 "비쌀수록 성능이 좋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였다.

한국소비자원은 21일 '등산화 품질 비교 정보 제공' 자료를 통해 "유명 등산화 10개 제품을 비교한 결과 가격과 품질이

비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결과는 지난 1월 소비자원이 미국의 '컨슈머리포트'〈키워드 참조〉를 벤치마킹해 개설한 '소비자종합정보망'

(www.smartconsumer.go.kr)이 내놓은 첫 제품 비교 정보다.소비자원은 유명 브랜드 등산화 10개를 일반용 5개와

둘레길용(산악 지형보다 평지를 걷는 데 적합한 가벼운 등산화) 5개로 구분해 7개 항목〈그래픽 참조〉으로 품질을

비교했다.  그 결과 비싼 등산화 품질이 오히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용 등산화 5종 중 코오롱스포츠 '페더'(23만원)와 블랙야크 '레온'(25만6000원)이 추천 제품으로 선정됐다.

페더는 저렴하면서도 무게(569g)가 가볍고, 밑창이 쉽게 닳지 않았다.

레온은 515g으로 가장 가벼우면서도 내구성과 방수 기능 등이 전반적으로 우수했다.

그러나 조사 대상 중 최고가인 트렉스타 '블루릿지하이커'(28만원)는 밑창이 가장 쉽게 닳는 것으로 나타났고,

둘째로 비싼 K2 '체이서'(26만9000원)는 "무겁고(611g) 품질이 우수한 요소가 적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품의 가격 차이는 등산화의 유지·관리비에도 똑같이 적용됐다.

가장 싼 페더는 밑창 교체 비용이 2만5000~3만5000원이었지만, 블루릿지하이커는 3만~5만원으로 조사됐다.

둘레길용 등산화 5종 중에서는 추천 제품이 없었다.

 

소비자원 김동필 팀장은 "비교 대상 모두 뚜렷한 약점을 하나 이상 가지고 있어 추천 제품을 선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원의 비교 결과를 놓고 등산화 제조업체들은 "비싼 제품이 꼭 좋지 않다고 일반화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아웃도어 브랜드 관계자는 "산악 지형이나 이용자의 등산 빈도 등을 고려해 다양한 등산화를 만들고 있다"며

"가격이 높은 등산화는 소재나 기능성, 경량성 등 제조사의 기술력이 반영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 컨슈머리포트(Consumer Report)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소비자협회가 발행하는 소비자 잡지. 가전제품·자동차 등 특정 상품을

비교 평가해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월 460만부를 발간한다.  [출처] 조선일보 2012년 3월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