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호을 때다 |
조간신문을 뒤적이다 아래와 같은 내용을 읽었다. -------------------------------------------------------------------------
고교 교사로 퇴직한 정희성 시인이 쓴 '태백산행'이란 시가 있다. 나이는 먹어도 늙지는 않겠다는 뜻을 반어(反語)적인 익살로 표현한 작품이다.
'눈이 내린다 기차타고/태백에 가야겠다/(...)등 뒤에서 아내가 구시렁댄다/ 지가 열일곱살이야 열아홉살이야//(...)산등성이 숨차게 올라가는데/칠십 고개 넘어선 노인들이/여보 젊은이 함께가지//앞지른 나를 불러 세워/올해 몇이냐고/ 쉰일곱이라고/그 중 한사람이 말하기를/조호을 때다//‘
이 시의 반전(反轉)은 그 뒤에 있다. 태백산 수백년 묵은 주목들이 100년도 못 산 그들을 향해 일제히 “좋을 때다, 좋을 때다~” 라고 메아리로 받더라는 것이다.
[출처 : 조선일보 2010년 1월14일 / 70세 신인 등단, 이게 문학 - 김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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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행 / 정희성
눈이 내린다 기차 타고 태백에 가야겠다 배낭 둘러메고 나서는데 등 뒤에서 아내가 구시렁댄다 지가 열 일곱 살이야 열 아홉 살이야
구시렁구시렁 눈이 내리는 산등성 숨차게 올라가는데 칠십 고개 넘어선 노인네들이 여보 젊은이 함께 가지 앞지르는 나를 불러 세워 올해 몇이냐고 쉰 일곱이라고 그 중 한 사람이 말하기를 조오흘 때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 한다는 태백산 주목이 평생을 그 모양으로 허옇게 눈을 뒤집어쓰고 서서 좋을 때다 좋을 때다 말을 받는다
당골집 귀때기 새파란 그 계집만 괜스레 나를 보고 늙었다 한다
창작과비평 (2002년 여름호) |
(뱀발/蛇足)
고교동기 산악회 '올라가줌' 멤버들과 같이했던 한 겨울(2011년 1월) 태백산 산행기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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